앵커 : 북한당국이 평양과 나선 시 등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도시의 택시 운전사들에게 보안당국에 의무적으로 외국인의 동태를 보고하도록 하는 등 정보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이나 나선 등 북한의 도시지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택시를 이용할 때 택시 운전사를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나선경제특구를 자주 방문하는 한 중국 기업인은 “북조선의 택시 운전사들은 자신의 차에 태운 외국인들의 동선과 언행을 파악해서 그날그날 보안 당국에 보고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처음에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살갑게 대하는 택시 운전사들과 자주 농담도 하고 북조선에 대해 궁금한 것도 물어 보고 했는데 이 택시 운전사들이 외국인을 감시하는 전위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크게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대방회사의 한 간부가 택시를 타면 운전사들과 가능하면 말을 섞지 말라고 해서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갔다”면서 “택시를 타고 찾아간 지역과 만난 사람, 운전사와 나눈 말이 모두 보위부에 보고된다는 말을 듣고 정말 놀랐다”고 언급했습니다.
평양 등 안내원이 따라 붙는 지역은 택시 운전사의 역할이 나선만큼 강조되지는 않지만 나선에선 중국인에 한해 안내원이 붙지 않기 때문에 택시운전사가 안내원 및 정보원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평양을 자주 방문하는 또 다른 중국인 소식통은 “안내원이 동행하는 평양 같은 곳에선 대개는 안내원이 먼저 운전수와 쓸데 없는 말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면서 “안내원 역시도 운전수와 별 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안내원은 운전사를, 운전사는 안내원과 손님을 서로 감시해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외국인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철저한 감시체계가 이미 외부에 잘 알려진 탓인지 북한을 자주 방문하는 중국인들은 모든 호텔 객실에 도청장치가 되어 있고 호텔에서 복무하는 종업원들도 대부분 북한의 보위부 요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소식통들은 이 같은 북한 당국의 외국인에 대한 지나친 감시체계가 해소되지 않는 한 북한을 찾는 외국인들의 수가 늘어나기는 어려우며,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노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처사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