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 공영방송 PBS가 북한 당국의 철저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정보의 흐름으로 인해 변하고 있는 북한 사회를 보여주는 기록영상물을 방영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당국의 통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보가 유입되고 흘러나오면서 변화하는 북한 체제의 실상을 담은 기록영상물 ‘비밀국가북한 (Secret State of North Korea)’이 지난 14일 미국의 PBS방송을 통해 방영됐습니다.
.. Tonight, inside the North Korea (effect) …
북한 주민이 직접 찍은 영상물을 외부세계에 소개해 온 일본의 대북매체 아시아프레스가 제공한 영상들과 미국과 한국의 북한 전문가, 탈북자와의 인터뷰를 담은 50여 분짜리 프로그램이 PBS간판 시사프로그램 ‘Frontline’에서 공개됐습니다.
영국의 제임스 존스 감독이 제작한 이 프로그램 속에서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정광일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인권조사실장이 북한으로 들여보낸 한국과 미국의 최신 인기프로그램이 담긴 DVD 알판은 장마당에서 1개 30센트, 5개 70센트에 팔립니다. 영상물은 또 한 자매가 한국에서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꽃보다 할배’ 프로그램을 즉시 틀어보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의 탈북여성 주찬양 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너희들 세대에서 자유롭게 살아야 한다”면서 9살때부터 외부세계의 소식을 라디오를 통해 들려 주었다고 말합니다.
주찬양 탈북여성 : 그 위험한 짓을 하는데 지쳐서… 너의 세대에는 자유롭게 살게 하고 싶다고 아빠가…(effect)
주 씨는 결국 17살 때 북한을 탈출해 온 가족이 함께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외부 세계의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 들을수록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욕구가 점점 강해졌다는 것입니다.
아시아프레스가 몰래 찍은 영상은 중국의 언론 자유 등을 부러워하며 북한의 현실을 개탄하는 북한 사업가, 경찰에 저항하는 장마당 여성 등 체제에 불만을 가진 주민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미국의 대북인권단체 링크의 박석길 정보전략부장은 2만 명이 넘는 한국 내 탈북자들이 북한의 사회를 서서히 변모시키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석길 정보전략부장 : 탈북자들은 북한 내 가족, 친지와 연락하면서 조용히 북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얼마나 잘살고 개방된 사회인지에 눈뜨게 하는겁니다.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국장은 북한에 손전화가 5년 전부터 신속히 보급되면서 과거 60년 간 견고하게 지켜온 정보차단의 벽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빅터 차 : 김정은 제1비서는 여느 독재자들과 마찬가지로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국가의 생존을 위해서는 개방을 해야 하는데, 개방을 할 경우 정권이 무너진다는 것이죠.
차 전 아시아담당국장은 그러면서 구소련의 몰락이나 아랍의 봄이 갑작스럽게 오리라는 것을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중앙당 통일전선부에서 근무하다 2004년 탈북한 장진성 씨는 과거에는 강경파, 온건파 등의 파벌이 없었다며 김정은 제1비서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