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김 부자 혁명연구실 경비원직도 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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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 김정일 등 김씨 일가의 사상교양의 '성전'으로 알려진 '혁명사상 연구실' 경비원도 마다하면서 장마당에서 돈벌이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김일성 김정일 혁명사상 연구실’의 경비원도 찾지 못해 애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석달 전부터 시당 선전부에서 연구실 경비원을 찾고 있지만, 선뜻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구걸하다시피 호소하고 있다”고 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이미 하고 있던 경비원이 갑자기 사직하고 나간 다음, 시당 선전부에서는 후임을 찾고 있는데, 몇 개월이 지나도록 찾지 못해 아래 단위에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에서 ‘김일성 김정일 혁명사상 연구실’은 김씨 일가의 생애와 활동을 수록한 사진과 자료들을 전시한 곳으로, 각 도, 시, 군, 리 읍까지 건설되었으며, 주민들은 매주 한 번씩 찾아가 사상교육을 받는 곳입니다.

주민들이 이른바 최고 ‘성전’이라고 할 수 있는 혁명사상 연구실의 경비직을 마다하는 이유와 관련해 소식통은 “한 푼이라도 벌어야 살수 있는데, 연구실에 들어가 앉아 있다가 굶어 죽겠는가”고 반문했습니다.

과거 북한에서는 ‘혁명사상 연구실’ 경비원에게 배급도 우선 공급해주어 생활하기 괜찮았지만, 요즘은 공급도 변변치 않고 무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며 경비실에 앉아 있으면, ‘모자라는 사람’ 취급 당한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그는 “국가 공급이 미미한 상황에서 주민들은 연구실보다는 장마당으로 나가야 하는데다, 연구실에서 사소한 실수일지라도 발생하면 엄중한 처벌을 받기 때문에 주민들은 아예 그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강제로 동원되는 임시 경비도 소홀히 하는 것으로 나타나 김정은 체제 들어 수령에 대한 충성 인식이 전반적으로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원도 원산시의 한 소식통도 “2013년에 남조선에서 수령님(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까부수는 반동단체가 조직됐다고 소문 난 후에 각 지방에서는 연구실과 동상 경비에 노동자들을 강제로 동원시키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작 동상 깠다는 증거가 없어 노동자들은 경비실에서 주패(포커)와 장기를 놀면서 술을 마시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민은 “연구실 관리원도 노동당 입당을 희망하는 충성스런 여성들을 시켰는데, 지금 당원이 되면 회의나 비판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에 싫어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