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잘사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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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 타계 이후 북한과 싱가포르를 비교하는 언론 보도가 종종 눈에 띕니다. 하지만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단언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3일 리콴유 싱가포르 전 총리가 92세의 나이로 타계한 이후 그의 생애를 돌아보는 기사가 많이 보입니다. 싱가포르를 북한과 비교하는 기사도 눈에 띕니다.

1965년 독립한 이후 현재까지 싱가포르에서는 집권당이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으며, 린셴룽 현 총리는 리콴유 전 총리의 장남이고, ‘국경없는 기자회’가 평가하는 언론자유 지수에서 싱가포르는 175개국 중 150위에 불과할 정도로 사회적 통제가 심한 편이라는 게 싱가포르를 이른바 ‘잘사는 북한’이라고 부르는 이유로 거론되는 대표적인 사례들입니다.

하지만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단언합니다. 일부 현상이 유사하다고 해서 근본적 차이를 무시해선 안된다는 겁니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어떻게 리콴유 총리가 김일성·김정은과 같습니까. (북한은) 절대 독재체제 아닙니까. 더구나 민주주의라는 건 북한에선 전혀 적용되지 않지요. 시장원리도 적용되지 않고요. 따라서 싱가포르와 북한은 전혀 딴 세상이죠. 같을 수가 없죠.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싱가포르와 북한의 정치 체제에서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비동맹운동을 함께 했다는 점 정도”라며 “싱가포르는 대외개방형 구조이기 때문에 북한 체제와의 비교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리콴유 전 총리는 싱가포르가 영국 식민지였던 1959년 자치정부 시절부터 독립 이후 1990년까지 31년간 총리로 재임했으며,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 부국으로 건설한 인물입니다.

독립 당시 400달러였던 싱가포르의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 5만6천 달러로 급증했고, 이는 아시아 1위, 세계 8위 수준입니다.

한편,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29일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진행되는 리콴유 전 총리의 국장에 참석할 계획입니다.

북측이 조문단을 보내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박봉주 내각 총리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에게 조전을 보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