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 외무장관은 "한반도 정세가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평가하면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외교부는 북핵 6자회담의 재개 가능성을 "예단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모스크바 현지시간으로 2일, 현재의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아주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가질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긍정적인 요소들 가운데 하나는 북한이 6자회담에서 탈퇴하겠다던 이전의 위협을 접고 2005년 9월에 채택한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남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약속하고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당국간 회담을 계속하는 것을 포함해 이젠 남북한 양측이 “각자의 극단적 입장을 강화하는 쪽이 아니라 접촉을 지향하려는 다른 징후들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제 한반도에서 대화 국면이 펼쳐지고 있는만큼 “정치적 과정”, 즉 6자회담의 재개에 대한 “일정한 희망을 갖게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외교부는 “러시아는 6자회담의 일원으로서 그간 중요한, 건설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하면서 한국 정부의 6자회담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다시 한 번 설명했습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 (6자회담이)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이 있느냐, 이 점에 대해서는 예단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이 기회를 빌려서 다시 한 번 우리 정부의 입장을 말씀드리면, 우리 정부는 6자회담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유용한 틀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조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래야 6자회담이 열리더라도 “의미 있는 회담”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항상 북한의 “진정성있는 행동”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중국과 러시아는 일단 대화를 먼저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러시아의 라브로프 장관에 앞서 지난달 19일에는 중국의 창완취안 국방부장이 미국 측에 “조건을 달지 말고” 북한과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다만, 중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도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2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핵보유국임을 선포하는 데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특히 “핵무기를 수반하는 비확산 체제를 위반하는 모든 조치들을 거부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