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6자 수석대표 모일때 아니다”

0:00 / 0:00

앵커: 한국을 방문한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아직은 6자회담 수석대표가 모일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진정성있는 비핵화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0일 서울 외교부에서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아직은 6자회담 수석대표가 모일 때가 안 됐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스 대표의 이 발언은 중국 측이 6자회담 수석대표와 민간 학자들이 참여하는 이른바 “1.5트랙” 모임을 갖자고 최근 제안한 가운데 나왔습니다. 1.5트랙은 민간 전문가와 정부 관료가 함께 특정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를 뜻합니다.

모임의 형식이야 어찌됐건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되면 이는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회담의 시작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은 이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있는 조치를 취해야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북한이 이미 약속했던 비핵화 조치들을 취하는 데 있어 훨씬 더 강한 의지를 보일 때까지는 6자회담 복귀는 불가능합니다.

한국의 외교부는 중국 측이 제안한 1.5트랙 모임에 대해 “논의가 현재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6자회담 수석대표의 참석 여부를 포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 아직 그렇게 방향성을 갖고 이야기할 만큼 정해진 것은 없지 않나 싶습니다.

한국의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중국쪽 발표는 6자회담을 평가하는 학술회의를 하자는 것"이라면서 "학술회의는 비핵화 과정으로 보기 어려우며, 설사 가더라도 우리는(한국은) 참관하러 가는 것이지 6자회담을 재개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6자회담 10주년과 9.19 공동성명 8주년을 맞아 이달 18일 북경에서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주최로 6자회담 당사국의 외교관과 학자들이 참여하는 1.5트랙 회의를 열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7일 러시아에서 열린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6자회담의 재개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6자회담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신고와 검증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혀 2008년 12월 마지막 회의를 끝으로 중단된 상태입니다.

한편, 글린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중국의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11일 북경에서 만난 뒤 12일 도쿄로 이동해 13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