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의 북한 방문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핵 대화의 재개 가능성은 조만간 있을 한중 6자회담 대표 회담을 보면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북이 중국 외교가에서도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습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우 대표의 방북 목적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지자, “우다웨이 대표는 북한과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북한과 소통을 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 대표는 미국 출장에서 복귀하자마자 4일 평양을 찾았습니다. 이번 평양 방문은 지난 8월 말 이후 2개월여만에 두번째입니다.
훙 대변인은 또 우 대표의 방북을 설명하면서 각 관련국이 “합리적인 대화 문턱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북한의 “진정성”있는 사전조치를 요구해 온 미국과 한국 정부를 겨냥한 말로 해석됐습니다. 또한 평양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북중간 대화의 방향을 가늠케 하는 발언으로 풀이됐습니다.
하지만 현재 평양에서 북중 간 어떤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측 매체의 보도 내용도 단편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우다웨이 대표의 방북과 관련해 크게 두 가지 해석을 내놓습니다.
첫째는 지난 주 워싱턴에서 이뤄진 중국과 미국 측의 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놓고 모종의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며, 이 방안에 대한 북측의 의사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는 해석입니다.
미국과 중국 당국은 당시 회담의 결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 대표는 지난 주 미국의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과 만난 뒤 “지금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경로를 만드는 중”이라면서 “6자회담 재개에 자신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두 번째는 미국과 중국 측의 회담에서 6자회담의 재개 조건을 놓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따라서 북측으로부터 추가적인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우다웨이 대표가 평양을 찾은 것 같다는 해석입니다.
북한은 전제조건 없는 회담 재개를 요구하는 반면,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진정성 있는 사전 조치가 있어야 회담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한국의 외교부는 우다웨이 대표의 북한 방문과 관련해 중국 측의 설명을 들어보기 전에는 논평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 우다웨이 대표의 방북 관련해서는 아직 결과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파악된 것이 없습니다. 앞으로 중국 정부로부터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조만간 있을 중국 방문을 지켜보면 6자회담의 재개 가능성을 점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전망합니다.
미국 측과 입장을 조율한 한국 측 대표가 북한의 속내를 들춰본 중국 측 대표와 만나 다시 한 번 의견을 교환하는 성격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3일 워싱턴에 도착한 조 본부장은 6일 열리는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3자협의에 참석하는 데 이어, 이달 중순에 중국을 방문해 우다웨이 대표와 회담할 예정입니다.
한편, 6자회담과 관련한 현재의 분위기를 너무 긍정적으로 해석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우 대표의 북한 방문과 관련국들의 외교적 움직임이 활기를 띤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내 6자회담의 재개와 같은 성급한 전망을 내놓을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도 “활발한 협의가 이뤄지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는 회담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비핵화 문제를 우선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북한은 비핵화 문제와 함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문제 등도 동시에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