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6자회담 재개 예단하기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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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관련국들의 외교적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한국 외교통상부의 유명환 장관은 이 같은 외교적 노력이 ‘6자회담의 재개로 이어질지를 예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고 조속히 비핵화 과정을 재가동하는 게 한국의 당면한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 장관은 2주 전 북한과 중국의 고위급 외교관들이 북경에서 북핵 문제와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모색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유 장관은 6자회담의 재개 여부에 대해선 조심스런 예측을 내놨습니다. 외교안보연구원이 23일 서울에서 주최한 학술회의에 참석한 유명환 장관입니다.

유명환: 최근 중국과 북한 간 고위급 접촉 등 긍정적 흐름이 6자회담의 재개로 이어질지 여부는 아직 확실히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정부는 동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유 장관의 이번 발언은 한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박2일 일정으로 23일 북경에 도착한 가운데 나왔습니다.

미국의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6자회담 재개를 논의하기 위해 23일 출국해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을 순방할 계획입니다.

북한 노동당의 김영일 국제부장도 23일 오전 북경에 도착했습니다. 이달 초 중국 왕가서(王家瑞, 왕자루이) 대외연락부장이 평양을 방문한 데 대한 답방 형식입니다. 하지만 일정이 묘하게 겹치는 데다 김 부장은 2003년 8월 6자회담 제1차 회의 때 북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인물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6자회담 관련국들의 회담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이처럼 본격화되고 있지만, 관건은 북한의 기존 입장이 변화했느냐는 겁니다.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대북 제재를 완화하고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북측의 요구를 남측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명환 장관입니다.

유명환: 이를 통해 북한은 6자회담 교착의 책임을 전가시킬뿐 아니라 핵개발을 합리화하면서 비핵화 논의를 지연시키려는 저의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성락 본부장도 중국으로 향하기 전 기자들에게 “비핵화의 진전이 있은 후에 평화협정 논의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위 본부장은 또 “중국에 가서 한국이 정한 입장을 견지하고 그 입장을 상대에게 설득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국의 중재안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위 본부장은 “어떤 상황이 될지 예견하지 않겠다”면서 “우선 중국 측의 얘기를 좀 들어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위성락 본부장은 24일 중국에 도착하는 보즈워스 대표와 회동할 가능성은 낮게 평가하면서 “목요일쯤 서울에서 만나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둘러싼 한미 간의 협의는 오는 26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장관급 전략 대화에서도 이어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