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틀 안에서 미북회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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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핵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미국과 북한의 양자대화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은 지난 12월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평양에 보내 북한과 한 차례 양자대화를 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 수순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라고 미국은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달 중국과의 협의를 거쳐 양자대화 의사를 미국에 다시 한 번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3일 미국이 “6자회담의 테두리 안에서” 미북 양자대화를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명환 장관입니다.

유명환: 확실한 것은 더 이상 미-북 회담을 계속 갖는 것에 대해서는 미국 스스로도 그것은 거부감이 많기 때문에, 개최된다면 6자회담과 연계된 그런 테두리, 프레임워크 안에서 개최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 장관은 “미국으로서는 모든 문제를 6자회담에서 논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2월 보즈워스 특사가 평양을 방문한 것도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이뤄진 외교 활동임을 미국은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핵을 개발한 이유를 미국의 핵위협에 대한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하면서 미국과 핵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 같은 북한의 태도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북 간 양자대화를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6자회담의 틀 안에서” 하는 형식을 취하려 하는 거라고 유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의 양자 대화가 언제 어디서 열릴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유 장관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외무성의 김계관 부상이 3월 초 미국 학계의 초청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미북 간 양자 대화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김계관 부상의 미국 방문 일정과 관련해서도 “아직 최종 결론이 난 게 없다”고 유 장관은 덧붙였습니다.

미북 간 양자대화에 이은 6자회담의 개최 시점도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유명환 장관은 말했습니다. 북한이 6자회담의 복귀 조건으로 제재 해제와 비핵화에 앞선 평화협정 협상개시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유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유 장관은 “6자회담이 탄력을 완전히 잃게 되면 그것은 중국의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고, 특히 북한의 입장에서도 6자회담에 나오는 것이 북한의 이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면서 회담이 “무한정 공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6자회담은 2008년 12월 북핵 검증 문제로 결렬된 이후로 지금까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북측이 비핵화에 앞서 평화협정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자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유 장관은 한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북한이 핵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평화협정을 논의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6자회담과 함께 평화협정을 위한 협상을 병행하는 구상에 대해서도 유 장관은 의미가 없다며 일축했습니다.

유명환: 다 순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무슨 같이 병행해서 논의한다는 것은 논리에 닿지 않는 그런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화협정은 2005년 6자회담에서 맺은 9.19 공동성명에 따라 비핵화에 진전이 있을 경우 ‘적절한 별도의 포럼’을 구성해 논의하게 돼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평화협정을 논의하는 4자회담을 개시할 가능성을 전망했지만, 유 장관은 “아직 논의된 바가 전혀 없고, 현재로서는 그 문제를 얘기할 분위기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4자회담은 1996년 제네바에서 6차례 실시한 바 있지만 평화협정 문제는 매듭짓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유 장관은 평화협정 문제를 논의할 회담의 형식은 다시 4자회담이 되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비핵화의 진전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