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 북한의 핵 문제와 연평도 포격 등 최근 한반도 긴장 상황과 관련해 중국이 다음 달 초 긴급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갖자고 제안했지만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의 반응은 부정적입니다. 중국이 이번 제안을 내놓은 배경과 주변국들의 반응, 또 협의 재개 전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문: 중국이 6자 수석대표 협의를 하자고 제안하고 나섰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의 우다웨이(무대위) 6자회담 수석대표는 일요일인 28일 이례적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한반도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2월 초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우다웨이 대표는 6자회담이 참가국들 사이의 소통을 강화하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진전시킬 수 있으며 또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6자회담 조기 재개를 제안했습니다.
문: 중국이 왜 이런 제안을 하고 나왔는지가 궁금한데요. 북한의 도발 행위를 자제시키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대한 반응으로 볼 수 있을까요?
답: 그렇습니다.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폭격을 자행한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중국이 ‘대화’를 내세워 반전공세를 시도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중국의 이번 제안의 배경에 대해 미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요구하자 내년 1월 후진타오(호금도)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도 일정한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음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 공정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라고 중국 측에 요구하자 수세에 몰린 중국이 신속하게 6자회담 재개를 제안하면서 압박을 피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문: 하지만 이번 중국 측 6자회담 재개 제안에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의 반응은 부정적인데요.
답: 그렇습니다. 우선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사건 등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한 북한의 분명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이 우선 필요하다는 게 한미일 세 나라의 입장인데요. 미국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지난 28일 중국의 제안에 대해 6자회담 관련국들과 협의는 하겠지만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중단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이 중요한 첫 번째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또 국무부 측은 북한이 국제사회에 대해 약속과 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6자회담으로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중국이 북한에 대해 도발 행동을 중단하고 평화와 안정을 위해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서도록 촉구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문: 한국 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한국 측도 미국과 같은 입장을 밝혔는데요. 한국 외교부의 김영선 대변인은 “천안함 사태에 이어 북한의 농축우라늄 핵개발 사실이 밝혀졌고 연평도 군사 도발도 있었기 때문에 북한이 보다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6자회담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회담의 실질적인 진전을 담보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가 먼저 조성돼야 한다는 게 한국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일본의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도 29일 일본은 연평도 포격 사태 등 한반도 상황을 한미 양국과 긴밀히 협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이번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중국의 이번 6자회담 재개 제안에 북한 관리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도 있었죠?
답: 그렇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29일 북한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남북한과 미국 등 당사국들이 참여하는 3자대화가 먼저 열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이 북한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 사건 과정을 살피려면 남한과 미국의 행동을 먼저 조사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교도통신은 북한이 6자회담을 재개하자는 중국 제안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문: 앞으로 회담 재개 전망은 어떻습니까? 중국이 제안한 6자 수석대표 협의가 조만간 열리기는 아무래도 어렵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앞서 설명 드렸지만 특히 한국과 미국 두 나라가 중국 측 제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6자회담 조기 재개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한 북한 측의 분명한 사과와 그에 상응한 제재나 재발방지 약속 등이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6자회담을 재개하는 것은 북한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한미 양국의 기본 입장이기 때문인데요. 특히 미국 측은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해 절대 보상하지 않을 것이란 원칙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MC: 지금까지 중국이 12월 초 6자 수석대표 협의를 재개하자고 제안한 배경과 이에 대한 주변국들의 반응 또 회담 재개 전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