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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이 6자 회담 재개 조건으로 5개 항목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의 다이빙궈 국무위원에게 이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한미일 3국은 지난 6일 워싱턴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담에서 6자 회담을 재개하는 전제 조건으로 북한에 5개 항목을 요구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한 것을 보면, 한미일 3국이 합의한 재개 조건은 우라늄 농축 계획의 중지, 2005년에 발표한 6자 회담 공동성명의 준수, 국제원자력기구 사찰 수용, 휴전 협정 준수, 탄도 미사일 발사의 유보 등 5개 항목입니다.
한미일 3국은 이 5개 전제 조건을 6자 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전달했으며, 이달 상순 평양을 방문한 중국의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김정일 위원장과 강석주 내각 부총리에게 수용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그러나 ‘우라늄 농축 중지 요구’에 대해 모든 나라가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권리가 있다고 일축했으며, 유엔안보리 제재가 해제되기 전에는 6자 회담에 복귀할 의사가 없음을 중국 측에 분명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4일 김정일 위원장이 다이빙궈 국무위원과 회담한 자리에서 중국의 6자 회담 개최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이 6자 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입장을 배려해 “다른 나라가 참가한다면 우리도 참가할 것이다”는 식으로 화답했지만, 곧 이어 “지금은 그럴 시기가 아니다”며 6자 회담 출석을 사실상 거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북경에서 이틀간 열린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 등은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합의한 5개 항목의 ‘6자 회담 전제 조건’을 다시 중국 측에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지만, 중국 측은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6자 회담을 긴급 개최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이틀간에 걸친 회담은 평행선으로 끝났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또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이 내년 1월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하면서,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와 핵 개발,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이 주요 의제로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