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오는 26일 1박2일 일정으로 서울을 찾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외교부가 19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 일정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왕이 부장이 26일부터 27일까지 서울에 머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과 의제 등 양자관계와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 그리고 국제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특히 관심이 가는 대목은 시진핑 주석의 방한 일정이 어떻게 확정되느냐는 점입니다. 지난 주 한국 언론들은 시 주석이 빠르면 6월 중, 늦어도 7월 초에 서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일정이 어떻게 잡히든,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전통적 우방인 북한보다 남한을 먼저 찾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이례적”이라고 북중관계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전가림 호서대 교수: 북한이 지역 역내에서 계속 안보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고요. 지금까지 북한의 불량국가로서의 모습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진핑 정부가 북한을 먼저 방문하게 되면 그로인한 정치적 부담감이 생기게 되고 잘못된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을 먼저 방문하게 된 것이고요.
시진핑 주석은 2008년 6월 부주석 취임 이후 첫 방문국으로 북한을 선택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고, 이후 2009년 12월 부주석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시진핑이 주석 자격으로 서울을 찾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국 지도자들은 전통적으로 남한보다는 북한을 먼저 방문하는 경향을 보여왔습니다. 다만 몇차례 예외는 있었습니다. 1995년 장쩌민 주석은 평양에 앞서 서울을 먼저 방문했습니다. 당시는 1992년 한중 수교의 여파로 북중관계가 냉랭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5월과 2001년 1월 중국을 방문하고, 2001년 9월 장 주석이 평양을 방문하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정상화 수순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장쩌민의 후임인 후진타오 주석은 2005년 11월 첫 방한을 앞두고 한달 전 북한을 먼저 찾아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는 등 북한을 배려하는 모양새를 갖췄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사망 이후 북중간 정상 외교의 틀이 다시 변화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와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은 한 차례도 열리지 못한 사이, 박근혜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벌써 세 차례나 이뤄졌고, 이젠 평양에 앞서 서울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