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외교 성과, 북 도발대응으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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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한국의 적극적인 대중 외교 노력의 성적은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섰을 때 중국이 하는 행동을 통해 평가될 것이란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다음 주 한국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앞서 9일 미국 워싱턴 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등을 전망하는 전문가 간담회가 개최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달 중국 전승절 기념 열병식 참석 문제를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측에 해명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일부 지적이 거론됐습니다.

이에 대해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는 박근혜 대통령의 당시 열병식 참석에 대해 워싱턴 내에 이를 우려하는 일부 시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차 석좌는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과 관련해 한국과 중국은 서로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은 중국을 북한으로부터 멀게 만들면서 한국 쪽으로 끌어당겼다고 생각하지만 중국은 한국을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떨어뜨려 중국 쪽으로 끌어왔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차 석좌는 중국에 대한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노력은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섰을 때 중국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를 봐야 그 성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석좌:박근혜 정부의 대중 외교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를 판가름할 진정한 시험(true test)은 북한이 다음 도발에 나섰을 때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대중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현재 친밀해 보이는 한중 관계는 아직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같은 북한의 도발이란 시험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차 석좌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굳이 열병식 참석 문제와 관련해 해명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미 정상은 북한 문제와 관련한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에서의 논의 내용과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논의 내용을 서로 교환하고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함께 토론회에 나온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마이클 그린 일본 석좌도 북한의 추가 도발 이후 중국이 어떤 태도를 보이는 지가 한국의 적극적인 대중 외교의 성과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이클 그린 석좌:북한이 내일이라도 도발을 강행했을 때 중국이 취하는 행동은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과의 관계를 위해 투자한 노력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그 증거가 될 것입니다.

북한이 향후 도발했을 때 중국이 과거와 달리 얼마나 더 적극적으로, 또 신속히 대북제재 등에 동참하는지 그 수준을 봐야 한국의 대중 외교성과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그린 석좌는 또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려는 한미중 정상회담 등 북한 관련 한미중 3국 협력과 관련해서도 일본이 소외된 상황에선 미국이 적극 나서기 곤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게다가 중국도 한미중 3국 정상이 만날 경우 그 주제가 동아시아 전역에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북한 문제에 집중되는 것에 난색을 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빅터 차 석좌는 한국의 적극적인 대중 외교의 배경 중 하나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한미중 3국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다음 주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한미중 3국 협력 문제가 주요 사안으로 논의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차 석좌도 한미중 3국 정상회담 개최 등 3국 협력은 한미일 3국 간 굳건한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할 때 더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한 한일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