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박근혜 전 한국 대통령 탄핵 직후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차기 한국 정부 아래서 한미 간 대북정책 공조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의회조사국은 유력 야권 후보들의 대북정책을 소개하면서 여론조사 1위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이전보다 더 중도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이 오는 5월 대선을 통해 들어설 차기 한국 정부가 북한, 중국, 일본 등 주요 동북아 관련 정책에서 미국과 다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초당적 입법보조기관인 의회조사국은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작성한 메모 형식의 ‘서울의 노선 변화? 한국 대통령 탄핵’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유력 대선 후보 5명 중 4명이 야당 소속이라며 유력 야권 후보들이 미국의 접근법과 확연히 다른 대북, 대중국, 대일본 정책을 지지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차기 한국 정부가 정책 노선을 변경할 경우 그 동안 한미 양국 간 지속돼온 동북아, 특히 대북정책 공조시대가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반면 한국의 보수 정당이 주요 대선 후보자조차 없는 상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혼돈 상태라고 밝혀 야권후보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당의 안철수 후보 등 유력 야권 후보 4명의 정책노선을 간략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의회조사국은 먼저 문재인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당선되면 북한을 방문하고 2016년 폐쇄된 개성공단의 재개와 확장을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문 후보가 제재 일변도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를 높일 뿐이라며 대북제재와 동시에 남북관계를 향상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다만 문 후보가 몇몇 사안에서 더 중도적 입장(more centrist position)을 취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문 후보가 한미 동맹에 대해 지지입장을 표명했고, 최근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중지 입장을 바꿔 차기 대통령에게 결정을 넘기라고 밝히고 있다는 겁니다.
안희정 후보의 경우 대북제재를 강조하는 등 문 후보에 비해 북한에 대해 더 강경한 입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공개적으로 사드 배치에 반대하고 북한과 조건없는 대화와 더 독립적인 외교를 요구하는 등 문 후보보다 더 진보적 입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국민의당의 안철수 후보는 대북 제재와 함께 북한과 대화를 강조해왔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동결을 위한 다자회담의 재개를 요구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또 안 후보가 한국의 국방비 증액을 지지해왔고 사드 배치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는 5월9일 치러질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될지 미국 의회와 정치권이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