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8•25 합의 놓고 딴소리?

0:00 / 0:00

앵커: 남측 국방부 차관이 '8·25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을 계기로 도발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이 이번 합의를 잘 지켜 나간다면 평화와 통일을 위한 협력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들어 남측 국방부 고위급 관료들의 북한과 관련한 발언이 남한 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최근 이뤄진 8·25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사용 승인권자를 상대로 하는 ‘참수 작전’ 개념이 지난주 공개된 데 이어,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은 오히려 커졌다는 백승주 국방부 차관의 평가까지 나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백승주 차관이 최근 일본 교도통신과 가진 회견이 문제가 되자 국방부는 1일 정례 언론 설명회에서 해명을 내놨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어제 차관이 외신과 인터뷰에서 한 말씀은 외부 전문가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일반적 수준에서 한 언급이었다고 합니다.

교도통신의 지난 월요일(8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백승주 차관은 “10월에 북한이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이라는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은 (남북한) 합의 후 오히려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 차관은 “북한은 이번 남북 간 합의로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북한의 군사 도발이 있으면 선전 방송 재개뿐만 아니라 모든 수단으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주 목요일(8월 27일)에는 조상호 국방부 군구조개혁추진관이 공개 학술회의에서 ‘참수 작전’ 개념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징후를 보일 경우 핵사용 승인권자를 제거한다는 내용입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참수작전’ 개념이 공개되자 “북남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배신”이라며 반발했습니다. 백승주 차관의 발언에 대한 북측의 반응은 1일 현재까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한의 청와대는 8·25 합의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놓으며 향후 조치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남북한이 최근 고위급 접촉을 통해 극적으로 타결한 합의를 다시 한 번 높게 평가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어렵게 이뤄낸 이번 합의를 잘 지켜나간다면 분단 70년간 계속된 긴장의 악순환을 끊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협력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이산가족 상봉이 차질 없이 추진돼 고령의 이산가족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번에 이산가족 만남을 시작으로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이 교류할 수 있는 통로를 활짝 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8·25 남북합의와 향후 조치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달 25일 남북은 4일간의 고위급 접촉 끝에 ‘공동 보도문’을 발표했습니다. 6개항으로 이뤄진 이 보도문에는 지뢰도발에 대한 북측의 유감 표명과 재발방지 내용,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간 접촉과 회담 개최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