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최근 북한의 '중대 제안'을 "허황된 이야기"라고 평가했습니다. 스위스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최근 남한을 상대로 펼치고 있는 대화 공세는 “과거에도 보여준 여러가지 상투적 행태의 일단”이라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평가했습니다.
류 장관은 22일 서울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남북관계의 현실과 역사에서 보면 북한의 이야기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잘 알 수 있다”면서 북한이 위장 평화공세를 펼친 뒤 대남 도발을 자행한 사례가 많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북측 국방위원회가 16일 ‘중대제안’을 통해 상호 비방과 중상을 중단하자면서 한미 합동 군사연습을 하지말라고 요구한 데 따른 한국 정부의 직설적인 반응입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한마디로 우리가 받을 수 없는 것을 이야기했다고 생각합니다.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북한도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논리적으로 맞지도 않고.
한국 정부는 북측 국방위의 ‘중대 제안’을 추후 군사적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장관의 단호한 입장은 이 같은 평가에 기반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해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강경한 대북 발언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박 대통령은 21일 스위스에서 부르크할터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북한이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북한의 변화를 강제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북한이 스스로 변화해야 되겠지만, 그렇게 스스로 변화하지 못한다면, 그렇게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하며...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습니다.
다만 박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개선하자는 북한에게서 진정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북한의 핵 포기를 재차 요구했습니다. 비핵화를 향한 진정성있는 조치를 보이는 것이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이에 덧붙여 한국 정부는 북한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비핵화 준수 말고도 해야할 일이 또 하나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이산가족 상봉입니다.
류길재 장관은 교착 상태의 남북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서로간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며, 그 시작은 ‘이산가족 상봉’이어야 한다고 22일 말했습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작년에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국면에 들어간 계기가 바로 추석 맞이 이산가족 상봉을 하기로 했던 것이 북한의 일방적인 연기로 무산된 것 아닙니까.
지난해 남북은 추석 직후인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금강산에서 열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은 상봉 나흘 전 갑자기 ‘무기한 연기’ 방침을 밝히면서 행사를 무산시켰습니다.
또한 류 장관은 남북관계의 관행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을 연계된 사안으로 본다든지,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면 쌀이나 비료를 북한에 제공하는 걸 관례처럼 인식해선 “남북관계의 발전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류길재 장관은 말했습니다.
북측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명의로 9일 통일부에 보낸 통지문에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이유로 들며 남측이 6일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