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일자 노동신문에 남한 국가보훈처가 진행하고 있는 '나라사랑 교육'을 비난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국가보훈처가 10년 가까이 진행해 온 '나라사랑 교육'을 북한이 이제와서 갑자기 비난하는 이유는 뭘까요.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 국가보훈처는 “북한 노동신문이 ‘나라사랑 교육’을 특정해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2일 밝혔습니다. 그동안 ‘나라사랑 교육’을 언급하지 않았던 북한이 이례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겁니다.
지난달 국가보훈처는 2017년 업무보고를 통해 “한미동맹은 지난 60년간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뤘다”면서 “이를 알리는 ‘나라사랑 교육’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은 보훈처의 신년 업무보고 한달여 만에 “‘나라사랑 교육’은 숭미사대의식을 불어넣어 그들(한국인)을 철저히 미국의 하수인으로 만든다”는 비난을 노동신문을 통해 내놨습니다.
이에 대해 보훈처는 “미국을 ‘동맹’으로 생각하는 한국인이 많아지고 북한의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어 북한이 이를 견제하려 비난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최정식 국가보훈처 홍보팀장: (북한에 대한) 인식변화가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은 남남갈등 전략을 추진해야 하는데 (남한 국민들의 대북관이 하나로 모이는) 변화가 있다보니까 오늘 같은 반발이 나온 것 아닌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어 최 팀장은 “만약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과 북한 중 어디를 지지할 것이냐는 2005년께 설문에서 65%가량의 국민이 북한을 선택했지만 지난해 같은 설문에서 미국을 선택한 응답은 10명 중 8명꼴이었다”면서 “북한은 남남갈등을 일으킬 구실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음달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예정돼 있어 북한이 ‘나라사랑 교육’을 트집잡아 한미를 동시에 비난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실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남조선이 미국에 추종해 전쟁의 외통길로 나가면 파멸적 후과를 지게 될 것”이라고 1일 비난했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다가오고 있는데 북한으로서는 반미 감정을 북돋는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을 직접 건드리기는 조심스럽기 때문에 주변에서 반미심리전을 펴고 있습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나라사랑 교육’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사태 이후 본격적으로 시행됐습니다. 보훈처 관계자는 “천안함 사태 책임에 대한 남한 국민들의 여론이 분열되자 안보와 북한, 한미동맹에 대한 정보전달과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때문에 소규모였던 ‘나라사랑 교육’을 강화해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6년동안 500만명을 대상으로 ‘나라사랑 교육’을 진행했다”면서 “올해에만 155만명을 대상으로 교육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