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오는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새로운 경제개혁 조치를 발표하길 희망한다고 오스트리아의 북한문제 전문가가 말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 동아시아경제사회학과의 루디거 프랑크(Rudiger Frank) 박사는 북한이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경제개혁 조치를 발표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랑크 박사 : 저는 북한이 오는 5월 당 대회에서 경제개혁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1퍼센트라도 있기를 마음 속 깊이 희망하고 있습니다.
프랑크 박사는 24일 미국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이 개최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발사 이후 한반도 문제에 관한 화상 기자설명회에서36년 만에 열리는 당 대회와 관련해 이 같이 전망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집권 이후에도 수 차례 북한을 방문한 바 있는 프랑크 박사는 왜 당 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지 않느냐고 여러 번 반복해서 물었더니 “뭔가 중요한 문제가 있어야 개최한다”는 북한측의 답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새로운 경제개혁 조치를 발표하기 위해 당 대회를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동독 출신인 프랑크 박사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5년 만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당 대회를 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프랑크 박사는 그러면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이후 폐쇄된 개성공단과 관련해 북한이 수 주일, 혹은 수 개월 이내에 중국이나 러시아에 접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의 운영과 원료 등을 제공해 온 한국 기업 대신 이들 두 나라의 투자나 관리를 유치해 손실을 보전하려 나설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유럽기업은 북한과의 거리, 언어, 문화적 차이 그리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우려해 선뜻 대북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앞으로 신의주, 황금평, 위화도 등지에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특별경제구역을 마련하거나 납치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경우 일본 기업을 위한 원산이나 함흥의 특별경제구역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프랑크 박사는 앞서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지도자로서의 정통성 확보를 위해 주민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경제성장을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바 있습니다. 프랑크 박사는 지도자 김정은에 대한 새로운 우상화 작업을 위해 당 대회를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프랑크 박사 : 김정은 생일은 아직 공식 휴일도 아닙니다. 각급 학교나 주민 교육 현장에서 김정은의 개인사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버지나 할아버지와 같이 공식적인 우상화 교육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이 북한이 말하는 '매우 중요한 사안(big thing)'일 수 있죠.
북한 노동당 규약에는 4년에 한 번씩 당 대회를 개최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1980년 10월 김정일의 후계자 지위 공식화, 사회주의 건설 10대 전망 목표 제시 등을 주요의제로 다룬 제6차 대회 이후 당 대회를 개최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