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정부는 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보내기로 한 것과 관련해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응원단 파견이 실제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입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정부는 7일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 방침과 관련해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국무부 측은 이날 미국은 남북관계 진전을 지지한다(We support improved inter-Korean relations)는 입장을 밝히면서 아시안게임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안은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북한은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파견할 방침을 밝히면서 한국 측이 대북정책을 전환하고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핵 무력은 ‘평화와 안전을 위한 담보’라고 거듭 주장하면서 기존의 핵포기 불가 방침을 되풀이했습니다.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성명을 북한의 대남 유화공세의 일환으로 치부하면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최근 연일 무력시위를 벌이면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한 건 북한의 전형적인 강온양면 전술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 국립외교원의 김현욱 교수의 말입니다.
김현욱 교수: 한중 정상회담 이전엔 미사일을 발사했고 그 이후에는 유화책으로 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보내겠다는 것은 북한이 강온양면의 대외 정책을 통해 중국과 한국의 대북 정책이 자국에 호의적으로 바뀌기를 원하기 때문으로 봅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공동 응원단이나 단일팀을 구성하는 등 남북 민간교류 측면에서는 한국 측이 여유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현욱 교수: 아시안게임 공동 응원단을 꾸린다든지 단일팀을 구성하는 것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된 것이 아닙니다. 스포츠나 인도적 지원 등 비정치적인 분야에서는 한국이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다든지 통 큰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지난 1일 한국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단일팀이나 공동 입장, 공동 응원을 할 경우 한국 사회의 내부 갈등, 또 대북정책 관련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의 거듭된 남북관계 개선 촉구를 계기로 북한이 더 이상 핵능력을 고도화하기 전에 한국이나 미국이 북한과 능동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 1기 당시 대북제재를 주도했던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특보는 최근 미국 잡지 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할 의지가 있는지 시험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선 미국이 북한과 탐색적 성격의 예비 양자대화를 갖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란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