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남북한이 오는 12일과 13일 이틀간 서울에서 당국 회담을 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미국 국무부는 환영한다면서 이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젠 사키 대변인은 10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남북한이 지난 주말 예비접촉에 이어 이번 주 서울에서 당국 간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젠 사키 대변인: 미국은 항상 남북관계 진전을 지지해왔습니다. 동북아 지역의 동맹국, 또 협력국과 긴밀히 공조하면서 (남북대화)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키 대변인은 미북대화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선 남북대화와 일부 구별되는 측면이 있다며 거듭 선을 그었습니다.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열린 자세를 갖고 있지만 북한이 국제의무와 약속을 준수하는 등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일 때 비로소 핵문제 논의와 함께 미북관계 개선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란 설명입니다.
남북 당국 간 회담 개최와 관련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일단 남북한 접촉을 환영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과 경제를 병진 발전시키겠다는 근본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한 북한과의 어떤 협상의 성과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을 역임한 스탠퍼드대학 한국학연구소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부소장의 말입니다.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부소장: 북한이 한국 측과 대화에 응하는 것은 잘됐고 다행스런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북한이 기본적인 태도를 바꾼 징후가 없어서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다만 중국이 과거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미국, 한국과 협력해 북한의 핵포기에 나서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면서 북한의 김정은 새 지도부가 일부 긍정적인 변화를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10일 서울발 기사에서 북한이 수개월 동안 전쟁위협을 일삼은 후 당국 간 대화를 전격 수용한 것을 진전(breakthrough)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껏 긴장을 고조시킨 후 화해를 통해 대북지원 등 양보를 얻어내는 전형적인 행동방식에 변화가 있을 지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인(doubtful) 입장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