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이산상봉•금강산 회담 모두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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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갖자고 제안한 남북 당국간 대화를 모두 보류한다고 11일 남측에 통보했습니다. 15일 열릴 예정인 개성공단 3차 실무회담도 난항이 예상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이 11일 금강산 관광재개 실무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모두 “보류”한다고 남측에 통보한 것은 남측의 금강산 회담 거부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습니다.

이번 통보는 남한 정부가 북측의 이산가족 상봉 실무회담 제의만 수용하고 금강산 관광재개 회담은 보류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북측 입장에서는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문제를 함께 푸는 방식을 선호했는데, 남측은 이산가족 상봉만 받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북측은 남측의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겠다, 북측이 판을 다시 짜서 상황을 주도하겠다는 차원에서 이번 보류를 통보했다고 봅니다.

전문가들은 또 북측이 회담을 ‘취소’한 게 아니라 “보류”한다고 표현했기 때문에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와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회담의 불씨는 살아 있는 상태라고 해석했습니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남측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후 중단됐습니다.

이후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을 고리로 남측에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압박하는 시도를 해왔습니다. 또한 북측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이산가족 상봉에 동의하면서 쌀과 비료를 지원받은 바 있습니다.

북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은 오는 17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은 19일, 각각 금강산 또는 개성에서 개최하자고 남측에 제의했습니다. 이 제의는 남북 당국자들이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해 10일 실무접촉을 갖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통일부는 "남북 당국간 개성공단 회담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개성공단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금강산 회담을 거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순수 인도주의 사안인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 북측이 적극적으로 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대화를 보류함에따라 2010년 이후 3년 만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 성사 여부는 불투명해졌습니다.

또한 15일 개성공단에서 재개될 예정인 제3차 당국간 실무회담도 재발방지책 마련 방안을 놓고 지루한 공방이 계속될 걸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측이 개성공단에서 노동자들을 일방적으로 철수해 운영을 중단시키는 등의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