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회담 대표단의 면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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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9일 열리는 남북 고위급 당국 회담에는 남과 북에서 각각 5명씩 나옵니다. 양측의 수석대표가 대화 분위기를 이끌고 나머지 사람들이 각자의 역할에 맞게 회담을 조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회담에 나서는 양측 주요 인물들의 면면을 서울의 노재완 기자가 짚어봅니다.

남북 고위급 당국 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지난 7일 5명의 대표단 명단을 한국 측에 전달하면서 회담에 나설 양측의 진용이 모두 갖춰졌습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논의하기 위한 회담인 만큼 남북관계와 체육 분야 등에 정통한 인물들로 구성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먼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한국 측 수석대표로서 이번 회담에서 주도적인 역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 장관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회담장에 자주 나왔던 인물로 과거 금강산관광 활성화와 개성공업지구 조성에 기여했으며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는 대통령 안보정책비서관으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조 장관을 상대하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북한 측 수석대표로서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 일꾼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지난 2006년 남북 군사실무회담 때 북한 측 대표로 참가했으며 2010년 때도 개성공업지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 측 단장을 맡은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리 위원장은 지난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을 주도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핵심 측근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8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리 위원장은 군 출신답게 회담 때마다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며 “그러나 사안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줄도 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리 위원장은 차분하고 논리적인 태도를 보여온 조 장관과는 성향 면에서 매우 다르다”며 “이번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도 합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두 사람이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회담장에선 대화 분위기만 이끌 뿐 실무적인 부분에 대해선 아래 사람들을 통해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명균 장관을 옆에서 도울 한국의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2013년 통일부 정책실장으로 남북 장관급 회담을 위한 판문점 실무접촉에 수석대표로 나간 경험이 있습니다. 천 차관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도 통일부 회담기획부장으로 회담에 깊이 관여했습니다. 천 차관 같은 경우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폐회식 때 북한 측 고위급 인사인 황병서와 최룡해 등을 맞이하기 위해 한국 대표단의 일원으로도 일했습니다.

천 차관에 맞춰 나온 북한 측의 인물은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입니다. 전 부위원장은 오랫동안 조평통에서 대남 업무를 맡았던 인물로 2015년 남북 차관급 당국회담 때 북한 측 대표를 맡기도 했습니다. 그는 조평통 서기국에서 참사와 부장, 부국장을 거쳐 2016년 조평통의 국가기구 개편 이후 조평통 부위원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한국의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실무 차원에서 관리하는 인물로 북한 측에서는 원길우 체육성 부상이 노 차관을 상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남북 회담에 나선 적이 없는 노 차관은 체육 분야의 전문가답게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제반 문제를 북한 측과 직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머지 한국의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과 북한의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도 올림픽 관련 업무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