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2015 세계군인체육대회가 17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북한 선수단도 참가할 예정인데요. 조직위원회는 이 대회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길 기대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6.25 한국전쟁이 터졌던 땅에서 북한을 포함해 각국의 군인들이 모여 체육대회를 갖는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제6회 세계군인체육대회 조직위원회가 15일 평가했습니다.
이번 세계군인체육대회는 남한의 국군체육부대가 있는 경북 문경에서 오는 10월 2일부터 10월 11일까지 10일간 일정으로 열립니다.
조직위는 이날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가진 회견에서 특히 북측 선수단의 참가를 주목했습니다.
이황규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고 (남북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군이 오는 것은, 스포츠는 우정을 통해서 평화에 기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북한은 11개 종목에 213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고 지난해 10월 1차 통보한 바 있습니다. 참여 종목과 선수단 규모에 대한 각국의 최종 통보시한은 오는 8월 1일입니다.
북측 군인이 남측에서 열리는 체육대회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사격 등의 종목에도 북측의 참여가 있을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체육 대회이긴 하지만, 북측 군인이 남한 땅에서 총을 쏘는 건 한국 전쟁 이후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선수단은 군복을 입고 개회식과 폐회식에 참석한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인민군복을 입은 북측 군인들을 남한 땅에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그냥 순수한 체육대회로 봐 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한편, 조직위는 북측 뿐 아니라 모든 대회 참가자의 안전을 위해 최선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행사장 주변에서 남한 내 보수단체의 반북 시위나 북측 선수단에 대한 위해 시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황규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경호 및 안전에 대해서 조직위 차원에서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북한에 대한 위해 세력, 그리고 IS 테러 위협이 요즘 증가되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다 관심을 갖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관심사는 북측이 응원단을 보낼 것인지 여부입니다. 조직위 관계자는 "군인 체육대회 때 응원단을 파견하는 국가는 지금까지는 없었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응원단을 보낸다고 통보한다면 이에 맞춰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측은 지난 해 10월 경북 영천에서 열린 '세계 육군 5종 선수권대회'에 참여하려 했으나 막판에 선수 "부상"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북측의 세계군인체육대회 참석 여부도 막판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남측 정부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북한은 1995년 제1회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시작으로 지금껏 열린 5차례의 대회에 모두 참여했습니다. 각 대회에서 종합순위는 5위에서 11위 사이를 차지했습니다.
남한도 역대 대회에 모두 참가했고, 성적은 종합순위 5위에서 17위 사이를 오갔습니다. 남한 선수단의 이번 대회 목표와 관련해 조직위원회는 "구체적 등수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역대 최고 성적을 목표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100여개국의 8,700여명이 총 24개 종목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조직위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