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근 북한매체들이 남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국민대회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북한의 대남선전공작에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과 청와대로 향하는 도로에는 ‘최순실 게이트’, 즉 아무런 공식직함이 없는 최순실 씨가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남한 국민들의 대규모 촛불 집회가 진행됐습니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도 다양한 견해를 보였습니다.
미국 동부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50대의 탈북여성 양 모씨는 현 남한 집권자가 민간인 ‘비선 실세’에 농락당했다는 사실에 같은 여성으로서 실망을 느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습니다.
양모 탈북 여성 : 저희는 여자 대통령이고 박정희 대통령 업적도 있고 해서 능히 잘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그 기대에 못 미쳐서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하지만, 너무 못 한 것은 아니지요. 결단성 있게 처리한 것은 개성 공단 처리한 것도 용단을 내린 것은 사실 아닙니까,
그는 남한 언론 보도를 통해 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과, 박 대통령 퇴진 구호판을 들고 나선 남한 국민들을 보면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의 장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양모 여성 : 민주국가이니까, 자본주의이지요. 내가 할 수 있는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할 수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 아닙니까, 미국도 그렇지만, 정말 우리는 (북한에서)속으로 끙끙거리면서 내뱉지 못하는 것을 이 사람들은 마음껏 할 수 있지 않나요. 공유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좋더라고요.
양 모씨는 이런 광경은 독재국가인 북한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한 40대 남성 탈북 남성은 “이런 혼란을 틈타 북한의 대남선전 공작이 더 적극적으로 벌어질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40대 탈북자: 오히려 이런 틈을 이용해서 북한은 무력으로 통일을 하지 않더라도 혼란, 그리고 총 한방 쏘지 않고 소리없이 정권을 무너뜨리고 북한식 공산화를 만드는 것이 적화통일이지 않나요.
이같이 남한에서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북한 선전 매체들은 관련소식을 매일같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 방송은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박근혜 정부를 반대하는 제3차 범국민투쟁이 대규모로 전개됐다고 보도하면서, 시위 참가 인원이 110만명이 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14일자 5면 전체에 3차 민중총궐기대회 소식을 싣고, “남한 전역에서 전세버스가 동났을 정도로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리는 서울로 유례없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한국언론을 인용해 상세하게 보도했습니다.
이 집회에 참가한 인원수를 주최측은 100만명이라고 밝혔지만, 경찰은 26만명으로 추산하는 등 차이를 보이기도 했지만, 북한은 110만명으로 부풀린 점도 이례적입니다.
한편,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30대의 양강도 혜산 출신의 한 탈북자는 “남한의 정세에 대해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