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들, 북한 언급않은 오바마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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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올 해 국정연설에서 북한 핵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데 대해 미국 의회 등 정치권에서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올 해 신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이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는 등 미국의 의도적 북한 무시 기조에 대해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소위원장은 13일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에서 북한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난했습니다.

가드너 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외교정책이 이슬람국가와 알카에다의 위협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만 거기서 그쳐선 안 된다’고 말한 점을 꼬집었습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이 때문에 연설 도중 최근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사실에 충격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가드너 위원장은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듯 ‘평양의 잊혀진 미치광이(the forgotten maniac in Pyongyang)’를 향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실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광범위한 대북 제재를 강제하는 입법을 통해 국제규범에 아랑곳하지 않는 불량정권인 북한의 행태를 바꾸기 위해 계속해서 싸워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의회와 협력해 미국이 북한의 반복된 도발 행태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 세계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가드너 위원장은 지난해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을 제출했으며 빠르면 내주께 상원 외교위원회에 상정돼 처리될 전망입니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도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핵문제를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을 비난했습니다.

로이스 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 직전 하원을 압도적 지지로 통과한 대북제재 법안을 지지함으로써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경선 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트위터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북한 무시를 문제삼았습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도중 ‘더 안전해졌다고? 이슬람 국가는 성장중이고 북한이 핵실험을 했으며 시리아는 혼란에 빠졌다. 대통령이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존 메릴 전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담당 국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남은 임기 내에 협상재개 등 북한 핵문제 해결에 나설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존 메릴 :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계속 무시한 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더 나빠졌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 대신 당장 대북 제재 강화에 나설 게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