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동남아 국가들에 잇단 ‘선심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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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베트남(윁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최근 잇따라 기술지원 등 '선심쓰기'에 나섰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군사 교관을 베트남에 직접 파견해 공안 요원들에게 군사 지식과 특공 무술 등을 가르쳤다고 베트남 언론이 최근 보도했습니다.

일간 뚜오이쩨는 지난 23일자에서 북한 인민보안부 소속 교관들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동안 베트남 공안 관계자 등 98명을 교육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호치민시에서 발행되는 이 매체는 이번 2차 군사 실무 교육이 북한 인민보안부와 베트남 공안부 간 협력사업의 일환이라며 지난 해 이미 1차 교육이 이뤄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날인 22일 호치민시에서 열린 수료식 직후 교육생들은 격파 시범은 물론 AK소총 등을 이용한 실탄 사격 시범도 공개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라오스와 정보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하는 등 동남아 국가들과 유대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라오스 국영 비엔티앤 타임스에 따르면 북한의 국가소프트웨어산업총국 대표단은 이달 중순 라오스를 공식 방문해 컴퓨터 소프트웨어 공동 개발과 기술 전수를 약속했습니다.

북한이 강점으로 꼽히는 군사 훈련 분야와 정보기술 분야에서 기술 전수를 매개로 유대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겁니다.

북한은 또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사원 인근에 문화 역사 박물관을 건립중입니다.

빠르면 다음 달 말 개장 예정인 이 박물관은 북한의 만수대창작사 해외사업부가 시공을 맡았으며 총 공사비 1천만 달러는 전액 북한이 부담했다고 캄보디아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동남아시아 등 소위 비동맹국가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우선 외교 다변화를 꼽을 수 있다고 한국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김용현 교수: 북한이 외교적으로 몰리는 과정에서 우호적인 국가를 확보하려는 취지도 담겨 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과 관계개선이 쉽지 않은 상태에서 현실적 대안이란 겁니다.

한국의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이처럼 큰 공을 들이고 있는 동남아 국가의 고위 관료와 면담 때 북한은 아예 관심 밖이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한바 있습니다.

자국의 경제개발에 한국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 온통 관심이 집중된 동남아의 과거 공산주의 형제국을 대상으로 한 북한의 힘겨운 구애가 전개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