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북한당국이 남한 간첩사건에 공모했다는 혐의로 중국화교 수십 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포된 화교들 중 일부는 이미 종신형을 선고받고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들에 수감됐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지난 3월 27일 ‘조선중앙텔레비죤’을 통해 남한의 간첩 2명을 체포했다며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당시 북한당국은 체포된 두 명의 한국인이 북·중 국경지역에서 북한의 최고수뇌부를 모해하려는 테러활동을 벌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또 “테러분자들에게 포섭된 중국 국적자들에게도 국가테러행위 가담자들로써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이라고 언급해 이번 사건에 상당수의 중국화교들이 연관돼 있고 그들 모두 강력한 처벌을 받을 것임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복수의 북한 내부소식통들이 “당국이 평안북도와 평양시에 거주하고 있던 중국국적의 화교 수십 명을 구금했으며 그들 중 8명은 이미 형을 선고받고 정치범수용소에 구금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국경연선 지역에 나온 평양시의 한 간부는 “체포된 화교들 중 일부가 보위부의 조사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고 들었다”며 “그들은 중국대사관 성원들과 가족들 앞에서 최고 재판소의 판결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은 재판을 받은 화교들 8명과 연관 혐의를 받은 평양시 주민 5명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형을 선고받은 화교들은 부인과 강제로 이혼 당했고 나머지 평양주민 5명은 가족들과 통째로 정치범수용소에 구금됐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한편 현지 화교들을 잘 안다는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번 간첩사건 보도 후 신의주시와 용천군에서 살던 화교 10여 명이 국가보위부에 체포되었다”며 “체포된 화교들의 행방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평안북도에서 체포된 화교들은 북한의 무역관련 사업에 관여하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그들의 체포소식과 처벌수위를 둘러싼 평안북도 화교사회의 긴장감은 극도에 이르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이번 사건 이후 북한 보위부 반탐과에서 북한 내 화교들에 대한 집중감시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앞으로 화교들에 대한 북한당국의 박해가 계속될 것을 우려한 일부 화교들은 가족들과 함께 중국으로 도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화교 5명은 벌써 가족들과 함께 중국으로 도주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