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국인 ‘간첩사건’ 연루된 화교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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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이 한국인 두 명을 간첩으로 체포하는 데 이용했던 화교를 석방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한 처벌을 받을 거라고 예상했던 화교가 석방되자, 그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보위부가 한국인 선교사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를 간첩혐의로 체포하는 데 연루되었던 중국 화교가 최근 중국 국경도시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얼마 전 북한에 체포된 한국인 선교사들과 함께 북한으로 끌려갔던 화교가 단동에 나타났다"면서 "그가 김국기와 최춘길과 내통한 간첩혐의로 끌려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풀려났는지 모르겠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이 화교는 지난해 12월경 평안북도 용천군과 마주한 중국 동항에서 북한 보위부 요원들에 의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가 북한으로 끌려간 뒤,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가 북한 보위부의 유인에 걸려 납치되었고, 지난 3월 26일 평양에서 "간첩행위를 했다"고 보위부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자백'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보위부는 "몇 푼의 돈 때문에 간첩질을 하고 있는 외국 국적자들에게도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이라는 것을 경고한다"고 선포해 같이 체포된 화교들에 대한 처벌이 예상되기도 했습니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는 간첩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을 가리켜 "미국과 괴뢰정보기관의 배후 조종과 지령 밑에 가장 비열하고 음모적인 암살 수법으로 최고수뇌부를 어째보려고 날뛴 극악한 테러분자들"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더욱이 이 화교가 북한 내부 영상을 유출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다는 얘기도 국경지방에서 떠돌았었습니다.

하지만, 이 화교가 석방된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을 자주 왕래하는 남한의 한 탈북자는 "이 화교가 보위부에 포섭됐을 수 있다"고 경계를 표시했습니다.

이 화교를 통해 중국에서 활동하는 탈북자나 대북 활동을 하는 한국인을 유인납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석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탈북자의 해석입니다.

한편, 북 중간에 불협화음이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이 중국 화교를 처벌할 경우, 외교적 마찰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석방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