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잠수함 승선은 전력 과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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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김정은 제1비서가 잠수함에 올라탄 모습이 사진으로 보도됐습니다. 남한의 국방부는 이를 "전력 과시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군사문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른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잠수함 부대인 ‘제167군부대’를 방문했다고 북측 언론이 16일 보도했습니다. 이곳은 함경남도 신포 근방의 마양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잠수함 기지입니다.

여기서 김 비서가 대형 잠수함의 망루에 직접 오른 모습이 사진으로 보도됐습니다. 북측이 보유한 잠수함 중 가장 큰 1천800t 로미오급입니다. 북측이 공개한 관련 사진 8장 중에는 잠수함 내부 모습도 포함됐습니다.

남측 국방부는 “전력 과시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김정은이 북한의 여러 부대를 계속 시찰하고 있는데, 잠수함 부대를 이번에 시찰했다고 영상에 나왔습니다. 잠수함 내부 모습까지 공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데, 아마 북한 잠수함 전력을 과시할 목적으로 영상을 내보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과연 북측이 잠수함에 탑승한 김정은의 사진을 통해 해군 전력을 과시하고자 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사진으로도 판독이 가능할만큼 여기저기 녹슨 잠수함을 보여주며 전력을 과시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겁니다.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인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의 이번 해군기지 방문은 남한 등을 상대로 하는 외부용이 아니라 북한 “내부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정은이 이른바 ‘현지지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육해공군을 차례로 돌고 있는 것일뿐이며, “1960년대부터 운용을 시작해 언제 가라앉을지 모르는 잠수함을 갖고 전력 과시용이라고 평가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핵.경제 병진노선을 취하고 있는 북측으로서는 ‘경제 발전’이라는 목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과거처럼 군사비 지출을 많이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지금 김정은이 할 수 있는 일은 현지지도와 정치교양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김정은 비서는 잠수함 부대에서 “적 함선의 등허리를 분질러 놓으라”는 발언과 함께 “해병들에 대한 정치사상 교양사업을 강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