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7일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입니다. 북한이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2일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는 오는 7일 개최될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전문가들의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빅터 차,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또 한미 간 대북정책 공조 문제 등 북한 관련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그린 전 보좌관은 최근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는 것은 또 다른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준비가 됐다는 징후로 볼 수 있다면서 오는 7일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이클 그린 전 보좌관: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오는 공동성명이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다소 과민한(some overheated)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리고 우연이든 아니든 정상회담 시기에 맞춰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도 꽤 있다고 봅니다. (There is a pretty good chance a missile test is coming, whether or not it's coincided with the summit or not, I don't know.)
빅터 차 전 보좌관도 지난 수 주 동안 북한이 대미 핵타격 운운하면서 위협 수위를 한껏 높여왔지만 자신은 북한이 추가도발에 나선다면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끝난 이후일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전 보좌관: 저는 북한이 무엇인가 일을 저지른다면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끝나는 4월 30일 이후일 것이라고 항상 우려했습니다...과거 사례를 보면 4월과 5월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계절(season)입니다.
하지만 그린 전 보좌관과 차 전 보좌관은 모두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나 핵실험에 나서는 주된 목적은 정치적 배경에서라기보다는 핵과 미사일 능력을 실제 향상하기 위한 기술적인 측면이 더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이나 국제사회에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없진 않지만 그건 부차적인 이유일 뿐 궁극적으로는 핵과 미사일 능력을 더 높이려는 게 주된 목적이라는 설명입니다.
한편 빅터 차 전 보좌관은 남북대화가 먼저 열려야 미북대화도 가능하다면서 폐쇄 위기에 놓인 개성공단 문제가 남북대화 재개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개성공단 재개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한 접촉에서 북한이 양보는 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긍정적인 징후만 보여도 남북 간 대화의 창이 열릴 수 있고 이는 한국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활로를 터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차 전 보좌관은 또 미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구상을 경청하고 남북대화 재개 움직임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