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이 "평화통일 준비를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이날 발언은 남북대화의 재개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흡수통일은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측이 북측에 대화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다시 한 번 촉구했습니다. 이번엔 대통령이 나섰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로이터 통신과 회견하면서, 북측이 남측의 고위급 접촉 제의에 호응해 “대화를 하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뉴욕에서 진행 중인 유엔 총회에서 양측 외교 수장이 만나 당국 간 고위급 접촉의 성사를 위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박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회견 내용은 17일 공개됐습니다.
이번 박 대통령의 발언은 북측이 최근 남측을 상대로 ‘대북 삐라 살포를 중단하면 남북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나왔습니다.
남측은 북측과의 대화가 이뤄지면 올초부터 강조해온 ‘통일 대박’의 진의를 북측에 설명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남측의 통일 준비가 ‘흡수 통일’을 위한 것 아니냐는 북측의 오해를 풀겠다는 의도입니다.
17일에도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 학술회의에서 남측 정부의 기본 입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점진적인 통일을 이루는 것이며, 흡수통일을 바라거나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박수진 통일부 대변인: 우리가 원하는 통일은 우리 민족 모두가 다 같이 행복한 한반도를 만들어가는 것이며, 우리 정부가 남북 당국간 대화를 제의하고, 이를 통해 남북간 현안 문제를 해결하며, 남북관계를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도 이와 같은 취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남측 정부는 한달여 전 북측에 제2차 고위급 접촉을 갖자고 제안했지만, 북측은 지난 13일 남북 고위급 접촉 북측 대표단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삐라 살포부터 중단하라”며 부정적으로 답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측은 당국 차원의 대북 선전 활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북측이 대화 제의에 호응할 것을 재차 촉구했습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남북 대화의 재개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면서 한 발 더 나아가 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분단의 고통을 해소하고, 극복하고, 또 평화통일 준비를 위한 것이라면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할 수 없다는 점도 다시 강조했습니다.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그 내용에는 “진정성과 실천의지”가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정상회담의 가능성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대부분 원칙적 내용을 담고 있는데다, 외신과의 회견에서는 거의 항상 나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를 북측에 대한 정상회담 제안이라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