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이 15일 끝마친 한중일 3국 순방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크게 강조했지만 미국의 대북대화 재개 조건은 변하지 않았다고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백악관의 제이 카니 대변인은 15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미국의 대북대화 재개 조건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케리 장관은 단지 북한 측에 대화의 기회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케리 장관이 대북대화를 강조했지만 미국은 북한이 먼저 국제의무를 지키고 비핵화에 대한 성의를 보여야 북한과 대화와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이 카니 대변인: 북한과의 협상은 북한이 국제의무를 지키겠다는 기본 원칙에 동의하고 한반도 비핵화란 전제를 준수할 때 가능합니다. (On the matter of negotiation, it has long been our position... that North Korea has available to it a path that it could take if it agreed to the basic principle that it needs to be committed to its international obligations... It needs to be committed to the proposition of a denuclearized Korean peninsula.)
카니 대변인은 최근 며칠 아무 일도 없었다는 점이 바람직하긴 하지만 북한이 또 다시 도발적인 행동이나 호전적인 위협을 한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니 대변인은 또 케리 장관이 중국 측에 언급한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 축소 가능성은 비핵화 준수 등 북한의 선행 조치를 전제로 하고 있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그 예방조치의 일환으로 확대한 미사일 방어망은 당연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해소된 후에나 축소될 수 있다는 상식적인 발언이라는 설명입니다.
미국 국무부의 패트릭 벤트렐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케리 장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 정부의 오랜 입장을 되풀이한 것일 뿐이라면서 미국의 입장은 9.19공동성명 이행과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를 위한 미북 협상에 항상 열려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벤트렐 부대변인은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보여주기 위해 의미 있는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일본을 방문한 케리 장관도 15일 같은 맥락의 발언을 했습니다.
존 케리 장관: 미국은 진정성이 있고 신뢰할 만한 비핵화 협상에 열려 있다는 입장이지만 협상 재개 여부는 북한에 달려 있습니다. 북한은 이미 한 약속을 존중할 것임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해야만 합니다. (The United States remains open to authentic and credible negotiations on denuclearization, but the burden is on Pyongyang. North Korea must take meaningful steps to show it will honor commitments it has already made.)
한중일 아시아 3국 순방을 마친 케리 장관은 또 이날 미국의 CBS방송 등에 출연해 만일 북한의 지도자가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등 국제의무를 준수한다면 북한과 광범위한 사안에 대한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