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2017,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7년 한 해의 북한 관련 주요 뉴스를 총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오늘 진행을 맡은 양윤정입니다. 오늘 '10대 뉴스' 두 번째 시간은 박정우 기자와 함께 합니다. 박정우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준비해온 자료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오늘 주제는 전쟁불사의 말 전쟁부터 테러지원국재지정까지의 ‘일촉측발의 미북관계’ 편입니다. 올 한 해 미국과 북한 관계, 말 그대로 일촉즉발, 한 번 건드리기만 해도 폭발할 것 같은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기자: 네 지적하신 대로 양국 관계는 올 해 최악으로 치달았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면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북한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력한 어조로 경고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괴멸시키겠다고 경고까지 했죠?
기자: 네, 지난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 총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불량정권으로 규정하고 북한을 완전히 파괴해 버리겠다고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직접 들어 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은 엄청난 힘과 함께 인내력을 갖고 있지만 스스로와 동맹국을 지켜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자신은 물론 정권까지 자살로 몰아가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강경한 태도에 북한도 초강경 조치를 언급했죠?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세계의 면전에서 자신과 국가의 존재 자체를 모욕했다면서 직접 대미 성명을 내 초강경 대응조치를 천명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노망난 늙은이’로 부르는 듯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태평양에서 수소 폭탄을 터뜨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들어 보시죠.
리용호: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미국과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이처럼 서로를 향해 ‘말폭탄’을 주고받으면서 한반도는 전쟁발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습니다.
앵커: 실제 올 한 해는 미국과 북한 간 전쟁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고 볼 수 있지요?
기자: 미국과 북한 간 긴장이 한창 고조되던 지난 9월 말 영국 왕립국방연구소가 펴낸 한반도 정세 보고서는 한반도에서 미국과 북한 간 충돌이 현실성을 띠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보고서는 미국 간 전쟁이 현실적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전쟁이 발생하면 전면전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달 중순 발간된 중국 사회과학원의 내년 전망 보고서 역시 한반도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보고서는 모두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지난 1년간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다며 북한의 미사일 타격 능력이 커질수록 미국이 강하게 맞대응할 것이고 그러면서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걸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올 해 미국이 북한과 관련해 취한 미국인 여행금지 조치와 테러지원국 재지정 역시 양국 관계 훼손의 관점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지난 9월 1일 미국인 북한 여행 금지 조치가 정식 발효됐습니다. 미국 여권을 가지고 북한을 방문할 경우 인도적 지원 목적이나 취재 등 국무부가 인정하는 예외 사례로 사전에 인정받도록 한 게 핵심입니다. 이런 절차를 어기고 북한을 무단 방북할 경우 벌금형이나 최대 1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고 여권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이 조치가 발효되면서 평양 과기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온 미국인 교수진의 방북이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지난 달에는 북한이 9년 만에 테러지원국에 재지정되기도 했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이 끝나자 마자 북한을 테러지원국에 재지정하는 강수를 뒀습니다. 대북 압박 수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접 들어 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합니다. 이미 오래 전에 지정했어야 했습니다.
이후 미국은 북한에 대해 추가 제재를 단행했고 양국 관계는 사상 최악으로 치달았습니다. 이미 사상 최고의 제재에 직면한 북한이지만 국제사회로부터 다시 테러지원국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수모를 당한 겁니다.
(PROMO) 여러분께서는 미국 워싱턴에서 전해드리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연말 특집방송, ‘2017 RFA 10대 뉴스’를 듣고 계십니다.
앵커: 박정우 기자와 함께 일촉즉발로 치달은 미북관계와 관련해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 달 초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과 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는 듯합니다. 어떻습니까?
기자: 지적하신 대로 북한이 이례적으로 유엔 고위 관리를 북한으로 불러들였고 펠트먼 차장이 전직 미 국무부 관리라는 점에서 미국과 북한 간 관계 개선 분위기 조성에도 일정부분 기여를 할 것으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방북 기간 리용호 외무상 등을 만난 펠트먼 차장은 북한이 이전과 달리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 꽤 진지하게 경청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북한과 무조건 대화를 제안하기도 했지요?
기자: 미국 외교의 수장인 틸러슨 장관이 이달 중순 한 민간 연구기관이 주최한 강연회에서 북한을 향해 전제조건 없이 일단 만나서 아무 얘기라도 나누자는 꽤 파격적인 제안을 했습니다. 직접 들어 보시죠.
렉스 틸러슨: 미국은 어떤 전제조건도 없이 북한을 만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일단 만납시다. 뭐 날씨 얘기도 나눌 수 있습니다.
앵커: 일단 만나서 날씨 얘기를 나누자, 지적하신 대로 이전과 확 달라진 태도군요.
기자: 지적하신 대로 미국은 이제까지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 북한이 최소한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에 나설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보여야 한다, 이런 대화의 전제조건을 요구해온 게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당시 틸러슨 장관의 무조건 대화 제안은 미국으로선 상당히 파격적인 제안이었습니다.
앵커: 그렇지만 결국 미국의 입장은 다시 북한의 태도 변화가 먼저 있어야 한다는 걸로 후퇴했죠?
기자: 이미 틸러슨 장관이 북한을 향해 무조건 대화를 제안한 직후에도 백악관은 북한에 대한 시각은 달라진게 없다는 반응으로 약간 온도차를 보였습니다. 결국 며칠 뒤 틸러슨 장관은 북한에 대한 압박강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도발의 지속적 중단을 북한과 대화의 전제로 내세우는 등 한발짝 물러서야 했습니다. 틸러슨 장관의 파격적 대북 유화정책이 백악관으로부터 급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앵커: 이후 발표된 미국의 새 안보전략에서도 대북 강경의지는 그대로였죠?
기자: 백악관이 이 달 18일 발표한 새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는 북한의 침략에 대응해 압도적 힘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북 무력사용 가능성을 열어둔 셈인데요, 이 밖에도 보고서에서 북한이 17차례나 등장하는 등 과거보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인식이 심각해졌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대북 선제공격이나 예방전쟁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한의 핵무장을 돌이킬 수 없다, 그렇다면 북한과 공존하는 길밖에 없지 않나, 뭐 이런 얘기도 나올 듯한데요?
기자: 네 바로 지난주였습니다. 미국 CBS 방송에 나온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향해 진행자가 미국이 핵무장한 북한과 공존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답변 직접 들어 보시죠.
허버트 맥매스터: 우리가 (핵무장한 북한과 공존하는) 위험을 참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는 그런 위험을 인내할 수 없을 겁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북한이 모든 나라에 엄청난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북한의 핵무장은 지역 내 다른 나라의 핵무장을 불러오게 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네, 북한의 핵무장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군요. 박정우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2017 10대 뉴스’ 두 번째 시간, ‘일촉즉발의 미북관계’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국제사회의 전방위 대북제재’ 편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