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미국과 한국의 대화 제의에 북한이 비핵화가 아닌 군축회담과 핵무기 강화 발언으로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과의 건설적인 대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 단체 웹사이트에 올린 글(The U.S. Should Support New South Korean President’s Approach to North Korea)에서 미국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한반도 신뢰구축과정을 추진하도록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실패하더라도 최소한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한 책임이 한국 정부에 있다는 비난은 받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한미동맹을 통한 도발 억지력을 바탕으로 북한과 대화와 협상을 거쳐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를 한 후에야만 북한과의 회담이 가능하고 남북한 해상 분계선은 서해 북방한계선이 라는 등의 원칙을 분명히 한 조건부 대화(conditional engagement with North Korea)가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There is little expectation that another attempt at engagement will be successful, but even a failed effort by Park could be beneficial since it could undermine domestic critics who always seek to blame others for North Korea’s belligerence and refusal to fulfill its commitments.
영국의회 내 초당적 모임인 ‘북한에 관한 상하원공동위원회’(All-Party Parliamentary Group on North Korea)의 데이빗 앨튼 상원의원은 북한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회유하고 얼르며(cajoles and coaxes) 인내심을 갖고 상호 신뢰의 가교를 구축하는 비판적 교류(critical engagement)를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As North Korea stands at the crossroads, it must take the same small steps Burma has taken. What is needed now is a painstaking and patient bridge building strategy, one which cajoles and coaxes, but does not appease.
지난달 민주화 과정에 있는 버마를 방문하고 돌아온 앨튼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18개월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변화된 버마처럼 북한도 뜻하지 않게 민주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앨튼 의원은 그러나 대화와 협상이 북한 정권, 이념, 정책의 잘못된 점에 대해 솔직히 비판하지 않고 무조건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인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자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북한 정권의 잔혹하고 무자비한 행동을 비난하는 데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앨튼 의원은 그러나 무력에 무력으로 맞대항할 경우 막대한 인명 피해만 초래한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희망했습니다. 상호 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적인 한반도 통일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핀란드 외교관 출신의 한반도 전문가 마르쿠 하이스카넨 씨도 2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회견에서 1994년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핵 위기를 모면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하이스카넨 :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결과적으로 제네바 합의로 이어진 것처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측과 대화의 창구를 열 수도 있을 겁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래리 닉시 박사도 외교적인 긴장 완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측에 이산가족상봉, 농업개혁, 식량지원 등 여러가지 남북한 문제를 안건으로 제시하고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