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뷰’ 팔던 노점상 교도소행”

앵커 : 미얀마 당국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암살 시도를 다룬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 복제판을 팔던 노점상들을 악명 높은 교도소로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속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유통이 근절되지 않은 탓으로 보이는데요, 이미 대학생 등 외화에 관심이 많은 층에서 '인터뷰'가 대량으로 퍼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얀마 양곤에서 김진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20일 오후 미얀마 양곤 시내 '대학로'인 흐레단 거리.

왕복 4차선 거리 양편으로 띄엄띄엄 들어서 있는 노점상 중 유독 불법 복제 영화를 팔던 노점상만 싹 자취를 감췄습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미얀마 경찰의 '인터뷰' 복제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장사를 계속했던 노점상들이 철퇴를 맞고 있는 겁니다.

신문과 담배를 좌판 위에 올려놓고 팔고 있던 한 노점상은 지난 18일에도 경찰이 들이닥쳤다고 귀띔했습니다.

그는 미얀마 당국의 이번 복제영화 단속이 이전과 달리 매우 강력하다고 털어놨습니다.

(액트)주변 노점상: 원래 단속이 있을 때는 장사를 잘 안 하는데 어제 잡혀간 사람들은 무시하고 장사를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장사를 하자마자 2시간만에 경찰이 들이닥쳐서 잡혀갔습니다. 인세인 교도소로 잡혀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노점상은 1년에 한두 번씩 있어온 복제 외국영화에 대한 단속에서 이전까지는 적발돼도 영화를 압수당하고 벌금만 내면 됐지만 이번에는 모두 교도소로 보내졌다고 말했습니다.

인세인 교도소는 미얀마에서도 악명 높은 교도소입니다.

노점상뿐만 아니라 양곤 시민들도 복제외국영화를 판매했다고 인세인 교도소로 보내는 건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얀마 당국이 전례 없이 강력한 단속을 펴고 있지만 이미 영어를 이해하는 대학생 등을 중심으로 '인터뷰'가 많이 퍼진 뒤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인터뷰' 복제판을 구입해 감상했다는 한 대학생은 영화가 재미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액트) 미얀마 대학생: 저는 외국드라마 DVD를 많이 보는 편이고 최근에 본 영화가 더 인터뷰 영화입니다. 친구들이 많이 추천했고 DVD를 파는 가게 주인도 너무 재미 있는 영화라고 추천했습니다. 영화는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이 대학생은 그러면서 미얀마 당국의 단속이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액트) 미얀마 대학생: 지금 미얀마 정부에서 인터뷰 영화를 파는 가게를 집중 단속한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인터뷰 영화가 이미 많이 팔린 상태여서 늦은 감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미얀마 경찰 당국의 이번 '인터뷰' 복제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은 현지 북한 대사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상인들에 대한 가혹한 처벌로 현지 여론이 나빠지고 있는데다 이미 올 초부터 많이 팔린 '인터뷰' 복제판은 여전히 돌려볼 수 있어 '인터뷰' 유통을 완전히 근절하려는 북한의 시도가 성공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