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캄보디아 당국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한 암살 시도를 다룬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의 판매와 상영을 막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캄보디아 정부는 다음주 중으로 관련 정부부처 간 회의를 열어 이를 수용할 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제1비서에 대한 암살 시도를 다룬 미국 소니 영화사의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막기 위한 북한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화 인터뷰 (효과음)
프놈펜포스트 등 캄보디아 언론은 북한이 외교 경로를 통해 캄보디아 당국에 ‘인터뷰’ 판매와 상영을 막아달라고 요구했다고 26일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놈펜 주재 북한 대사관은 지난 8일 캄보디아 외교부에 외교문서를 보내 프놈펜 시내에서 ‘인터뷰’ 복제판이 광범위하게 유통중이라며 이같이 요청했습니다.
영어로 된 이 문서는 영화가 유통될 경우 북한과 캄보디아 간 오랜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요청에도 캄보디아 당국은 2주 넘게 ‘인터뷰’ 영화 단속과 관련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웃인 미얀마 정부가 지난주부터 인터뷰 복제판을 팔던 노점상까지 대대적으로 단속에 나선 것과 대조적입니다.
캄보디아 외교부는 다만 2주 가까이 지난 20일에야 롱 비살로 외교부 차관 명의의 서한을 정보통신부에 보내 북한이 영화 판매는 물론 TV나 극장에서 상영되지 않도록 요청한 사실을 전했습니다.
캄보디아 텔레비전방송을 관장하는 정보통신부도 현재로선 ‘인터뷰’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확인했습니다.
정보통신부 관리는 현지 언론에 북한의 단속 요청과 관련해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문화부, 상무부, 그리고 내무부 등과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캄보디아 문화부는 이와 관련해 다음주에 관계부처 합동 회의를 열어 이번 사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해외 공관에 영화 ‘인터뷰’의 유통을 막으라는 훈령을 내리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