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주민들은 지금의 긴장상황이 실제 전쟁으로 이어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또다시 강행할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지금의 긴장상황이 5월 말 경이면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군부가 ‘1호 전투근무태세’ 진입을 선언하며 전쟁위협을 높여가고 있지만 현지 주민들 대부분은 이러한 긴장상태가 전쟁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27일 밝혔습니다.
양강도의 소식통은 “‘전시동원태세’가 해제된 이후 모든 것이 예전 모습으로 돌아왔다”면서 “훈련기간 부대 안에 갇혀있던 군인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길거리고 장마당이고 군인들 천지”라고 전했습니다.
중앙에선 ‘1호 전투근무태세’요 뭐요 하지만 국경경비대나 지방군 부대들엔 그런 명령이 하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훈련기간 막혔던 국경도 다시 열려 지금은 그동안 중단되었던 밀수도 활발하게 행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당국이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전시예비식량까지 풀어 배급을 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 말을 그대로 믿는 주민들은 없다”며 “일단 전쟁위기는 넘겼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이 느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주민들이 이렇게 생각하게 된 배경은 청진시 주둔 9군단 군인들이 ‘롤러스케이트장’ 건설과 ‘놀이공원 조성사업’에 동원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휴가를 받아 고향으로 가는 군인들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한편 북한 정계에 인맥이 깊은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전쟁예비식량으로 5월 달까지는 배급을 줄 수 있다”며 “이 때까지는 김정은이 정세를 계속 긴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전시예비식량까지 바닥이 나면 그동안의 전쟁위협도 허세에 불과하다는 것이 다 드러나게 될 것이라며 그 전에 어떻게 하나 정세를 더욱 긴장시키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이나 핵실험을 또다시 강행할 수도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대부분의 주민들이 당장 김일성 주석의 생일행사와 농사준비 동원이 시급한 실정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설사 핵이나 미사일 실험을 한다고 해도 그 이상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김정은의 전쟁소동은 한갓 ‘종이범의 호통질’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비꼬았습니다.
그는 이어서 “지난해 3월에도 한국 대통령의 허수아비를 끌고 다닌 것을 비롯해 정세를 극도로 불안하게 하는 행동들이 많았다”며 “최근 있은 군사훈련도 해마다 반복되는 전쟁놀음의 연속일 따름”이라고 김정은의 전쟁소동을 한마디로 일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