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대북 경제제재로 인한 북한 주민들의 고통은 핵개발을 고집하는 북한 당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틸러슨 장관은 17일 캐나다 벤쿠버 외교장관 회의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 김정은 정권을 비난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러한 선택으로 인한 용납될 수 없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미국이 아무런 책임도 질 생각이 없다는 게 틸러슨 장관의 말입니다.
(It's an unacceptable outcome that Kim is making that choice, and we're not going to take any responsibility for the fact that he's choosing to make his own people suffer.)
틸러슨 장관은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줄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그 지원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날 틸러슨 장관은 벤쿠버 외교장관 회의를 마치고 미국 서부 스탠퍼드대학 행사에 참석해 북한 주민이 아니라 정권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처음으로 효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포괄적인 현 대북제재에 대한 중국의 협력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틸러슨 장관 : 러시아는 좀 다른 문제지만 중국만큼은 북한에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했습니다.
중국이 과거 50년 이상 북한을 자산(asset)으로 생각해왔지만 이제는 부채(liability), 즉 골치거리로 여기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이 외교적 북핵 해법이 실패할 경우 그 다음 단계는 군사행동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함께 중국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났을 때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매티스 장관 등이 싸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면서 이는 “미국은 물론 중국도 원치 않는 일”이라고 덧붙였다고 소개했습니다.
(I said to my counterpart, Yang Jiechi – I said, “State Councilor, if you and I don’t solve this, these guys get to fight, and we don’t want that. And neither do you.”)
틸러슨 장관은 이어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들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시도한 전례가 있지만 그래도 미국은 남북대화를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북대화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는 의사를 먼저 밝혀야 한다면서 결국 양국 간 협상이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