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하고 있는 북한이 미국 전직 관리들과 이른바 '트랙2' 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미북 두 나라의 전, 현직 관리가 참석하는 ‘트랙2’ 대화가 다음 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번 런던 대화에 참석할 예정인 미국 측의 한 인사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다음 주 중반 이틀 간 열리는 미북 대화는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를 원하고 있는 북한 측의 솔직한 입장을 들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측이 이번 접촉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일지는 미지수이며 그리 큰 기대를 걸고 있진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인사는 또 이번 런던 대화에 북한 측 리 부상과 미국 측 보즈워스 전 대표 외에도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과 모튼 아브라모위츠 전 국무부 차관보, 조셉 디트라니 국가비확산센터 전 소장 그리고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인사는 최근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 선 이행을 주장하며 대북 대화에 나서지 않자 북한은 미국의 전직 관리 등과의 접촉을 통해 협상 재개 의사를 전달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미북 간 ‘트랙2’ 접촉 자체라기보다는 이런 대화를 통한 북한 측의 의사 표현, 또 이를 전해들은 미국 정부 당국자의 생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인사는 특히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고 이란은 핵무기를 제대로 보유하지 못해 이란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미국 측의 생각은 전혀 옳지 않다면서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물질 보유량 뿐 아니라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도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측은 지난 8월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의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 등과 접촉했고 지난 18일에는 중국 외교부가 베이징에서 개최한 6자회담 관련 반관반민 회의에 참석해 조건 없는 핵 협상 재개를 주장했습니다.
당시 베이징 회의에 참석한 북한 외무성 김계관 제1부상의 말입니다.
김계관 제1부상: 우리는 6자회담을 지지하고 있고 6자회담이든 그 틀 안에서의 보다 작은 규모의 대화든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대화에 나갈 용의가 있습니다.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대화를 하자는 것입니다.
또 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은 이번 주 도이췰란드 베를린에서도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 등 미국 측 전직 관리들과 만나 북한 측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