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하면 현실 인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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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미국의 기존 대북정책과 한미동맹 기조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방대학(NDU)의 제임스 프레스텁 박사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의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을 철수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미군 주둔 분담금 등 동맹국의 부담이 일부 늘어날 순 있지만 미국과 한국의 군사동맹 관계는 변함없이 견고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프레스텁 박사 : 선거 유세 중 트럼프의 발언(rhetoric)은 그가 집권한 후 변화될 수 있습니다. 국정을 운영(governing)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직시할 수 밖에 없습니다.

큰 논란을 일으켰던 그의 한국 자체 핵무장 용인 발언과 관련해서도 프레스텁 박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미국이 국제사회의 핵확산을 방치하는 모습을 보일 순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갑작스러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의 핵동결 타협 혹은 대북 군사공격 등 극단적인 선택도 쉽지 않을 것이란 게 그의 전망입니다.

프레스텁 박사 : 북한 측과 핵동결 협상에 나선다는 것은 암묵적으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 이는 동북아시아에서 큰 불안을 야기할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앞서 중국을 압박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언도 한 만큼 미국의 새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가다듬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 MIT대학의 짐 월시 박사는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에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 100명에게 미국의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물으면 100명 모두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지만 트럼프는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월시 박사 : 주한미군 철수를 상상할 수 없지만 다른 누군가가 아닌 바로 트럼프가 당선됐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습니다.

월시 박사는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일단 한국의 자체 핵무장 가능성도 높아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능성은 낮지만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등 한미동맹이 약화될 경우 한국의 자체 핵무장 요구가 거세질 것이며 중국과 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한국이 그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월시 박사는 북한과의 갑작스런 협상도 트럼프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거듭 지적했습니다.

또 그는 트럼프가 중국을 활용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데 대해서도 경제적으로 중국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높은 트럼프 정권에 중국 측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협력할 것을 기대하는 게 무리라는 지적도 내놨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대한 북한의 반응과 관련해선 북한이 일단 여유를 가지고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을 관망할 것이란 일각의 지적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영국 군사전문지 ‘IH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의 가브레엘 도밍거즈(Gabriel Dominguez) 아시아 담당 편집인은 9일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의 집권으로 한미동맹이 약화될 경우 북한은 이를 트럼프 행정부의 결의를 시험할 기회로 삼아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도 미국의 대통령 선거 전후 발생했던 북한의 수많은 도발 사례를 지적하며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또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후보 시절 ‘김정은과의 독대’부터 ‘중국 활용론’까지 폭넓은 정책을 언급한 만큼 기존 대북정책이 지속될 것이란 가정은 적절치 않다면서 그가 이른바 일괄타결(grand bargain)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