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회 연설 전략적 ‘북한’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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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연방 의회 연설에 나섰지만 북한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대북정책에 대한 모호성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행동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미국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북한의 핵위협이나 김정남 암살과 관련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 또 북한의 인권 문제 등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슬람국가(IS) 박멸 의지 표명 등 테러와 관련된 발언은 수차례 있었지만 한국과 관련되는 연설 내용은 공정무역과 관련된 부분, 또 주한미군 분담금 증액 필요성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전혀 북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데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단 트럼프 행정부가 제대로 된 대북정책을 아직 마련하지 못해 섣불리 관련 발언을 내놓기가 어려웠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또 북한 문제가 이슬람국가(IS) 등에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거나 북한을 무시하기 위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등의 설명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한동대학교의 박원곤 교수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불예측성’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적인 대외정책의 운용 행태가 이번 연설에서도 드러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을 잘 알고 있지만 미국 측의 생각이나 정책을 미리 북한에 알려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언급을 피했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박원곤 교수 :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정책을 예측할 수 없게 해야 한다... 특히 미국의 적대국을 대상으로는 미국이 가지고 있는 카드를 미리 보여줘서는 절대 안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적으로 분명히 대북 정책을 검토하고 있고 또 강경한 방향으로 정책이 흐를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이 시점에서 미리 이러한 입장을 북한에 알려줄 필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박원곤 교수 : 상대편인 북한에 오히려 공포와 우려를 심어줌으로써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의 융통성과 선택지를 더 넓히려는 전술의 일환으로 봅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미국을 방문한 중국의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잠시 만나 인사를 나누면서도 중국이 북한을 어떻게든 처리해야 한다(you gotta work on North Korea)고 북한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지난달 28일 미국 CNN방송에 이같이 밝히면서 미국 정부는 북한이 핵탄두를 운송할 수단을 타국으로부터 수입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북핵 문제를 미국에 대한 최대 임박한 위협(greatest immediate threat)으로 믿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아마 미쳤을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북한을 더 우려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Trump's concern over North Korea is in part fueled by his belief that North Korea's leader Kim Jong Un "may be crazy," the official sa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