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는 6일부터 이틀 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 해법과 관련해 어떤 논의가 오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큰 기대는 금물이란 지적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이 미국 뿐 아니라 중국의 국가 안보에도 큰 위협임을 시진핑 주석에서 주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박사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는 매우 중요한 의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미중 양국 정상이 모두 북한의 안보 위협에 제대로 공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한일 양국, 또 미국에 대한 위협일 뿐 아니라 중국의 국가 안보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임을 확실히 주지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시 박사 : 북핵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일 뿐 아니라 중국에도 위협이 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시진핑 주석은 이 문제를 자국에 대한 국가안보 위협사안으로 다뤄야 합니다.
미국 스팀슨센터의 앨런 롬버그 동아시아담당 국장은 5일 이 연구소에서 열린 북핵 관련 토론회에 나와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시급한 해결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롬버그 국장 :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중심 의제가 되진 않겠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임을 더 강조해 줄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부시 박사는 대북제재 방안 등 구체적인 북핵 해법과 관련해 미중 정상이 자세히 논의할 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양국 간 의견 대립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 등에 피해를 주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즉, 제3자 제재 등 구체적인 제재안에 대해 중국 측은 미국과 다른 이익과 입장이 있다는 점을 미국 측에 설명하면서 이를 고려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의 존 델루리 교수도 4일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기고문을 통해 미중 간 뿌리 깊은 전략적 불신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핵 해법 도출에 큰 기대를 걸긴 힘들다고 주장했습니다.
양국이 각자의 입장을 개진하는 선에서 특별한 진전 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고 기껏해야 중국 측의 대북제재의 충실한 이행 다짐, 미국 측에 대한 대북협상 권고 정도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의 김현욱 교수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델루리 교수와 유사한 견해를 내놨습니다.
김현욱 교수 : (북핵 해법에 대한 미중 간) 합의가 이뤄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의 비핵화가 중요하다, 계속 제재를 통해 강한 정책을 편다, 하지만 동시에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대화 노력은 계속한다, 이 정도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한편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CFR) 회장은 5일 미국 일간지 보스턴글로브 기고문을 통해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진 않지만 일부 진전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최대 경제 협력국인 미국과의 위기(crisis)를 원치 않는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무역 관련 위기를 피하고 북핵 문제 해결 촉진을 위한 미중 간 고위급 협의체 구성 등에 합의할 경우 성공한 회담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