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력 사용과 정권 교체 등을 포함한 새로운 대북정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이 북한과 일단 '핵동결' 협상은 시도해봐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합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일 미국 백악관이 새로운 대북정책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주류에서 벗어난’ 방안, 즉 대북 선제 공격부터 북한 핵보유국 인정까지 두루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앞선 미국의 대북타격 가능성 등 트럼프 행정부의 급격한(radical) 대북정책 변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현재 검토되고 있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전보다 강경해 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협상에 우선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북 반관반민 접촉을 트럼프 행정부가 승인했다가 결국 취소한 것은 ‘실수’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접촉을 통해 미국 측의 우려를 북한 지도부에 전달할 수 있고 북한 측의 진솔한 입장도 직접 들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간 북한 측과 수차례의 공식(track 1), 비공식(track1.5) 접촉 경험을 통해 미북 직접대화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디트라니 전 대표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과 핵, 미사일 동결 협상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이른바 ‘핵동결’은 그것이 끝(endgame)이 아니라 제대로된 비핵화 협상의 시작이라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입니다.
디트라니 전 대표 : 미국 측 입장에선 '핵동결'이 (협상) 과정의 시작입니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우리는 언제든 협상장을 박차고 나올 수 있습니다.
그는 핵동결 협상에 나서는 것은 결국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자는 것이란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핵동결을 우선 목표로 협상을 하되 핵동결을 제대로 검증할 수 없거나 그 이상 진전이 안될 경우 북한 측과의 협상은 그 때 그만둬도 늦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오히려 핵동결 협상을 시도조차 안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계속 고도화되도록 방치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북한과의 핵동결 협상이 어려울 것이고 설사 협상이 진전된다 해도 북한 내 핵시설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지 못한 미국 등이 북한의 동결 주장을 제대로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북한이 핵동결을 대가로 요구하는 사안, 예를 들면 한미합동군사훈련 축소, 대북 제재 완화, 평화협정 논의 등을 미국이나 한국 등 국제사회가 어느 선까지 수용할 수 있는지도 난제라는 지적입니다.
한편 미국 외교협회(CFR)의 리처드 하스 회장은 최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미국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공격능력을 갖춘 북한과의 공존’ 혹은 ‘군사력을 통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파괴’라는 운명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행정부 관리와 의회 관계자들을 두루 면담한 한국의 한 북한 전문가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이 대북 선제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이 20% 정도는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