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땅굴을 뚫어 남침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한의 국방부는 "한국과 미국의 정보당국이 탐지해본 결과 대규모 땅굴의 굴설 징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남침을 위해 아직도 땅굴을 파고 있다.’ 요즘 인터넷 상에서는 이런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청와대 주변에 북한이 파놓은 땅굴이 수십 개’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 중에는 일반인뿐 아니라 예비역 공군 소장도 포함돼 있습니다.
워낙 입소문이 퍼지다 보니 지난 27일에는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북한의 남침용 땅굴 이야기가 등장했습니다. 문제의 초점은 국방부가 남침용 땅굴의 존재를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의 질의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답변입니다.
정미경 의원: 땅굴을 알고도 은폐하고 있어 군 주요 지휘부를 처단해야 된다, 이런 심각한 말까지 하고 있거든요?
한민구 장관: 수십 군데를 (땅굴)민원에 따라서 군이 확인한 바가 있지만 한 군데도 사실로 밝혀진 곳이 없습니다.
한 장관은 1982년 이후 남침 땅굴에 대한 민원 740여 건을 접수했으며, 이 중 590건을 시추했지만 “징후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국방부는 허위 주장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근거없는 주장에 대해선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함께 남침용 땅굴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설명도 내놓습니다.
군사분계선에서 서울까지 한 개의 땅굴을 팔 경우, 그 길이가 약 60km에 달하며, 굴설할 때 나오는 폐석이 70만톤이라고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30일 말했습니다. “땅굴 하나 파는 데 이 정도 폐석이 나오는데 수십 개를 파려면 얼마나 많겠느냐”고도 되묻습니다. 정말 북한이 수십개의 땅굴을 팠다면 한국과 미국의 정보자산에 걸리지 않았을 리 없다는 겁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기술적인 검토와 탐지를, 그동안 우리 한미 정보당국이 탐지를 해 본 결과 이런 대규모 땅굴의 굴설 징후는 없다…
김 대변인은 “대규모 남침 땅굴 굴설과 같은 사실과 다른 허위주장을 국민에게 퍼뜨려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군이 의도적으로 이러한 땅굴의 존재를 감추고 있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군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기 때문에 반드시 자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까지 공식 확인된 북한의 남침용 땅굴은 4개이며, 지난 1990년 강원도 양구를 마지막으로 추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