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유엔 기조연설서 되레 미·한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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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박길연 외무성 부상은 1일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미국과 한국을 거듭 비난했습니다.

뉴욕에서 정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68차 유엔총회 각국 대표 기조연설 마지막 날인 1일 박길연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인권과 핵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 유지가 힘든 것이 특정 국가의 횡포와 독단적인 권력 행사 때문이라며 미국을 그 대표적인 예로 지목했습니다.

박길연 외무성 부상: 국제관계에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특정 국가의 강권과 전횡이 배격되어야 하며 주권 평등의 원칙에 기초한 국가들 사이의 진정한 협조와 발전이 이룩되어야 합니다.

박 부상은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을 거듭 비난하면서, 지난 1월 채택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가 미국의 조종 아래 이뤄진 강압적이고 부당한 것으로 유엔안보리의 권한이 미국에 의해 남용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부상: 지난 1월 미국이 안보리사회에서 국제법적으로 공인된 합법적인 우리의 평화적 위성 발사를 거듭 거들면서 부당한 제재 결의까지 강압 채택하도록 한 것은 안보리사회가 어떤 목적에 어떻게 도용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 실례가 됩니다.

그는 또 북한의 인권 상황을 국제사회가 지적하는 것이 개발도상국에 대한 서구 사회의 정치권 행사 및 가치관에 기인하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부상은 미국이 동북아시아를 군사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한반도를 발판으로 삼고 있으며, 특히 북한을 제1 공격 대상으로 삼고 남한에 군사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주유엔사령부가 유엔과는 상관없이 미국의 지휘봉 아래 기능하는 형식적인 장치라며, 미국의 대북 정책 종식만이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박 부상은 남북 관계가 진전되지 않는 것이 한국 정부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상: 우리의 주동적이며 선의있는 노력에 의하여 모처럼 개선의 기세가 마련되어 가고 있던 북-남 관계가 남조선 당국의 구태의연한 동족 대결 행위로 하여 또다시 파국 상태에 빠질 위험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날 박 부상의 미국 비난은 약 13분 간 진행된 연설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그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유엔총회장 안에 설치된 비디오 카메라는 미국측 대표와 한국측 대표의 얼굴을 돌아가며 비추면서 양국 대표의 불편한 심기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