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통일준비위원회 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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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임 1주년을 맞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체계적이고 건설적인 통일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통일은 “대박”이라던 박근혜 대통령. 이젠 그 대박을 실현할 준비를 하겠다고 말합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이해 청와대에서 25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나온 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체계적이고 건설적인 통일의 방향을 모색해나가고자 합니다.

통일준비위원회를 만들겠다는 내용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담화문에 포함돼 있습니다. 남북 경제 교류가 한국 경제의 발전에도 필요하다는 인식이 담겨있음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경제 성장과 남북한 통일의 진전이 서로 맞물려 있다는 판단 하에 대통령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그 안에 통일준비위원회의 발족 내용을 포함시킨 것 같습니다.

정 박사는 또 박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원회에서 “남북간의 대화와 민간교류의 폭을 넓혀갈 것”이라고 설명한 것에 비추어볼 때 남한이 추구하는 바가 ‘흡수 통일’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해석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내년이면 한반도가 분단된 지 70년이 된다”면서 “이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대한민국의 대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일준비위원회의 인적 구성이 어떠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게 없습니다. 국민대통합위원회 같은 기존 대통령 직속 기구는 정부 관계자가 참여하되 위원장과 주요 위원들은 민간 인사들이 맡고 있습니다. 따라서 통일준비위원회도 유사한 인적 구성을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 대통령은 “각계각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국민적 통일 논의를 수렴하고 구체적인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이를 통해 남북간, 세대간의 통합을 이루어 새로운 시대의 대통합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통일준비위원회는 남북관계 개선의 큰 흐름 속에서 앞으로 여러가지 민감한 쟁점을 다루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금강산 관광의 재개와 천안함 사태 이후 남측이 취해온 5.24 대북제재 조치의 해제 문제를 다룰 때 통일준비위원회는 국민적 합의를 이루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통일준비위원회 발족 방침은 박 대통령이 1월 초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통일은 대박”이라는 발언의 후속조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이 같은 발빠른 움직임은 외교안보 분야의 국정수행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높게 나오고 있는 데 대한 자신감의 발로로 풀이된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합니다. 취임 1주년을 기해 각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부분 6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외교 안보 분야에 대한 평가가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2017년에 3%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성장률을 4%대로 끌어 올리고,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1인당 국민소득 3만불을 넘어 4만불 시대로 가는 초석을 다져 놓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