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의 한 대학에서 '냉전시대'를 주제로 한 강연회가 열려 북한 문제가 심도 있게 토론됐습니다. 전문가들을 통해 한반도 통일과 북한 문제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유지승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지난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의 강당에서 채프만 대학이 주최하는 냉전분쟁 지역과 관련한 강연회가 있었습니다. 5개 부분으로 나뉜 강연회에서 한반도 정세가 가장 중요한 마지막 부분에 배치돼 한반도 냉전에 대한 큰 관심을 대변해 주었습니다.
한반도 강연회에는 국제문제연구소의 테리 맥카시, 미국의 대표적인 민간 연구기관인 랜드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브루스 버넷, 주한 미국 외교관이었던 린 터크가 나섰습니다. 미국 공군으로 복무하면서 서울에서도 오래 생활한 린 터크는 북한도 방문한 적이 있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그때나 지금이나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고 북한사회의 폐쇄성을 지적하면서 북한을 범죄조직 '마피아'와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린 터크 연구원 : 북한에 대한 정보는 사실상 없습니다. 북한은 매우 단절돼 있고, 북한 사람들 자체도 말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그들을 알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사실 그들의 정부는 마피아와 같습니다. 마피아와 무슨 거래를 하겠습니까? 경제 제재를 통해 북한이 붕괴돼야 합니다.
터크 연구원은 북한은 미국과 한국 그리고 중국 세 나라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과는 좋은 관계인 것처럼 보이지만 전략적인 것이고, 미국은 위협적인 존재로, 그리고 한국도 위협적이지만 감정적으로 대처하면서 계속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서는 계속적인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통일 전의 동서독처럼 한국과 북한이 서로 다른 점을 인식하고, 동반자라는 자세로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 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는 최대 30년 정도의 시간을 갖고 노력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터크 연구원 : 통일을 위해 최대 30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서로 균형을 맞추려면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두 번째 강사로 나온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수석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했을 것으로 얼마 전 분석한 바 있습니다. 그는 북한의 도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3대에 걸쳐 독재정권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은 최근에는 친척(장성택)까지 죽음으로 모는 더 잔인한 독재정권이 되어가고 있음을 환기시켰습니다.
브루스 베넷 선임 연구원 : 북한은 지금도 한국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천안함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북한은 3대에 걸쳐 세습 정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에선 계급이 높다고 안심할 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현재 정권을 잡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자신과 뜻이 맞지 않는다면 친척들까지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미 핵무기 소형화를 우려했고 이를 실제로 사용할 경우 더 끔찍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 자료에 따르면 2020년이 되면 북한은 20개에서 많게는 100개까지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또 그들은 핵무기 소형화에도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핵무기들을 서울에 떨어뜨린다면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도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에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한 베넷 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이 자유세계의 방송과 물품들을 자주 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최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 같은 것은 북한 주민들이 많이 보고 있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아주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강의 마지막에 통일에 대해 서서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 한국 정부가 통일에 대한 세부적인 준비를 잘 해야 통일 후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북한 주민의 90% 이상이 통일을 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통일에 대비해 정치적으로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통일 후 한반도 국민의 생활환경 개선, 북한 주민들의 복지 정책, 북한 정치인들의 흡수 등 한국은 통일 후 다양한 분야에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한반도 관련 강의는 모두 통일에 대비 해야 한다는 것으로 마무리 됐습니다. 머지 않아 냉전 시대가 끝나고, 막상 통일이 됐을 때 당황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통일이 되면 아시아에 '한반도'라는 거대한 호랑이가 탄생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