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형의 입장에서 북한 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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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념과 정파를 극복하고 통일을 위한 실천적 대안을 모색한다는 목표를 갖고 '통일한국포럼'이 최근 서울에서 출범했는데요. 신영석 이사장은 "큰형의 입장에서 북한에 도와줄 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통일은 어차피 가야 할 길이다.” “분단의 비극을 자식 세대에까지 넘겨줄 순 없다.”

지난 1983년부터 비정치 비영리 연구단체인 ‘평화문제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신영석 이사장은 한반도 통일을 위해 이념과 정파를 극복하고 통일을 위한 실천적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9일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평화문제연구소는 지난 2일 ‘통일한국포럼’을 출범시켰습니다. 포럼은 토론회를 뜻합니다.

독일의 한스자이델재단이 협력 기관으로 활동하며, 강인덕, 정세현, 이종석,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을 포함해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각계 인사와 전문가 130여명이 참여합니다. 초대회장에는 제10대 국토통일원 장관을 역임한 손재식 씨가 추대됐습니다.

신영석 평화문제연구소 이사장: 우리에게 손해가 따른다고 해도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우리는 그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대화로 문제를 푸는 방법을 모색해 정부에 전해줘서 통일 대화를 북쪽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보기 위해 통일한국포럼을 구상했습니다.

포럼은 내년 1월부터 “한 두 달에 한 번씩, 또는 중대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수시로” 개최할 예정이며, 핵심 목표는 “실현 가능한” “실천적” 방안을 모색한다는 데 있다고 신영석 이사장은 설명합니다.

신영석 평화문제연구소 이사장: 이념적 정파적 대립을 넘어서서 합리적 보수와 대안적 진보가 함께 소통하는 생산적인 담론의 장으로 이끌어 나가려 합니다. 포럼에서 도출되는 내용을 정부에 정책 자료로 제공하고, 실질적으로 북한과 대화를 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안까지 제시하고자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학계 원로인 신영석 이사장은 남한이 북한을 “큰 형이 아우를 대하는 식으로” 다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신 이사장은 “북한을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민족 성원 전체가 잘 살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도움을 줄 건 줘야 한다”면서 “그래야 대화를 통해 남북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신영석 평화문제연구소 이사장: 장형의 입장에서 베풀어야 할 것은 베풀면서,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실질적으로 전체 민족 성원이 바라는 방향, 잘 살 수 있는 방향은 무엇인지를 도출해서 그 방향으로…

신 이사장은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남한의 5.24 대북제재 해제 문제도 “융통성”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너무 심하게 형식에 구애되면 회담의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선에서 매듭을 짓고 다음 수순으로 넘어가는 아량을 베풀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5.24 대북제재 조치는 천안함 사건 발생 2개월여 뒤인 2010년 5월 24일 실시됐습니다. 중요 내용은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교역의 중단, 대북 신규 투자 불허,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대북 지원사업 보류, 북측 선박의 남측 해역 항해 불허, 남측 국민의 방북 불허 등입니다.

금상산 관광의 재개 문제와 관련해서도 신영석 이사장은 “어차피 풀어야 할 숙제”라면서 한국 정부는 “장형의 입장에서 아우에게 베푸는 자세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남측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측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직후 중단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