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최근 유엔에 서한을 보내 한미 합동 군사훈련 사안을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어떤 유엔 안보리 이사국도 이에 동조하지 않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순회 의장국인 르완다 유엔 대표부의 샨탈 오위제라(Chantal Uwizera) 공보관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미 합동 군사훈련 문제를 안보리 의제로 논의하자는 북한 측 주장에 동조하는 안보리 이사국이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위제라 공보관: 안보리 이사국 중 적어도 한 나라라도 이사회 소집을 요구해야 하지만 북한의 주장을 지지하는 이사국은 아직까지 한 나라도 없습니다.
북한이 서한을 보내 자국의 주장을 펼 순 있지만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이사국이 회의 개최를 요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오위제라 공보관은 북한 측으로부터 최근 서한을 받아 안보리 이사국 전원에게 회람시켰지만 한미 합동 군사훈련 문제를 다루는 회의를 원하는 이사국은 없었고 그러한 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지도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서한에서 자국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 유엔 안보리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르완다의 입장은 모든 안보리 이사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규탄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유엔 대표부 측도 지난 24일 한미 연합훈련은 안보리에서 논의할 성격이 아니며 안보리가 북한의 요청에 따라 회의를 소집하거나 논의할 계획은 현재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안보리의 조치를 비난하고 도전하는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2일 유엔 북한 대표부 자성남 대사 명의로 된 서한을 유엔에 보내 자위권 차원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안보리가 비난한 것은 편협하고 공정하지 못한 처사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미 합동 군사훈련은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안을 안보리 의제로 상정해 논의하고 회의장에서 북한 대표의 발언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 측 주장에 대해 미국 국무부 측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연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투명하고 방어적 성격으로 과거 약 40년 동안 정기적으로 지속돼 왔다고 반박했습니다.
한편 앞서 지난 17일 유엔 안보리는 비공개 회의를 개최해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가 유엔 결의 위반이며 이를 규탄한다는 언론 발표문을 내놨습니다.
당시 유엔 한국 대표부의 오준 대사는 기자들과 만나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중, 장거리가 아닌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를 처음 규탄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오준 대사: 단거리 미사일이긴 하지만 그 빈도에 있어서나 한반도 정세에 주는 영향에 있어서나 국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인식에서 (대북)제재위원회가 아닌 안보리 본회의에서 이런 문제를 협의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미국 측도 당시 회의에서 발언에 나서 북한의 무책임한 방식의 미사일 발사는 주변을 지나는 항공기와 선박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국무부 측은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