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1차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핵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대북 추가제재 방침을 천명했습니다.
뉴욕에서 정보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매해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유엔총회 일정 중 6일간에 걸쳐 이뤄지는 세계 각국 대표의 기조연설 첫 날인 20일.
이날 세 번째 연설자로 나선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중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전세계 핵무기 확산 방지 노력의 중요성과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가를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핵무기 확산을 막지 않는 한 핵전쟁의 가능성을 피할 수 없다”며 “반드시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 이란이 핵 합의를 통해 국제사회 및 자국의 안보에 기여하며 다른 국가들과 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길을 택한 반면, 북한은 핵실험을 계속하며 국제사회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이같은 기본적인 국제사회 규범을 어기는 나라는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히면서 대북 추가 제재 방침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국을 공식 국가명인 ‘Republic of Korea’로 언급한 반면 북한은 공식 명칭인’Democratic Peoples of Korea’ 대신 ‘North Korea’로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밖에 미국을 비롯한 핵 보유국들이 핵무기 보유고를 줄일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강조하며 공산주의 체제의 붕괴를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 식민주의와 공산주의 체제 붕괴로 인해 국민들은 자국의 리더를 직접 선택하는 등 더 많은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가 제한된 나라가 여전히 존재하는 반면, 지난 25년간 전세계 민주주의 국가의 수가 이전에 비해 배나 늘었습니다.
이 외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경제 통합의 가속화와 민주주의의 확대로 전세계인의 삶이 개선됐다고 말하며, 개방 경제와 민주주의를 채택한 한국의 성공 사례와 계획된 통제 경제를 채택한 북한을 황무지(wasteland)로 비유하며 대비하기도 했습니다.
각국 대표들의 기조연설은 20일 오전 9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을 시작으로 26일 오후 6시 펠로노미 벤슨-모이톨 보츠와나 외교장관까지 180여명의 연설이 계속됩니다.
브라질이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르는 이유는 1947년부터 이어져온 전례에 따라서입니다.
또 유엔 호스트 국가인 미국이 두 번째로 나서는 이유 역시 유엔 전례에 의해서이지만, 올해 오바마 대통령이 회의장에 늦게 도착함으로써 세 번째로 연설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연설 일정은 윤병세 외교장관이 22일 오후 마지막 연설자로, 북한은 리용호 외무상이 23일 오전 회기 마지막 연설자로 예정돼 있습니다.